전년 대비 절반도 못 미치는 강우량 때문

군 “염소 투여해 10일 이내 변색현상 막겠다”

주민들 “수도사업소 발 빠른 대응, 일단 지켜보자”

양평군 ‘붉은 수돗물’ 원인이 가뭄에 의한 망간 함량 증대에 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나왔다. 군은 염소 투입량을 높여 10일 안에 필터 변색 현상을 잡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군의 발 빠른 대응에 일단은 지켜보자는 반응이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일반 가정 수도꼭지 필터의 변색 현상으로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수도사업소(소장 안세곤)는 지난 10일 이상우 경기도 상수관리팀장을 비롯한 한국상하수도협회, 한국수자원공사 전문 기술자들을 초빙해 원인 진단 및 기술자문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필터변색 민원을 제기한 주민 4명도 참석했다.

수질 전문가들이 양평통합정수장을 둘러보고 있다.

안세곤 소장은 “핕터 변색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커져 전문가들에게 정확한 원인 진단과 기술적 대응 방안 등을 듣고자 마련한 자리다. 마침 이 부분에 대한 의혹이 큰 주민들도 초대해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안 소장은 먼저 이번 필터 변색 원인을 올해 1~6월 강수량이 전년(561.1mm) 대비 208.8mm 37% 수준에 불과해 하천수량 급감으로 원수에 망간 성분이 검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 또한 이 부분에 동의했다. 윤여천 한국상수도협회 연구원은 “전국적으로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모두 전에 없었던 망간이 검출된 점을 보면 망간이 주요 원인인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수도사업소는 망간 성분 제거를 위해 지난 1일부터 자체 시험에 들어갔다. 기존 1ppm 수준의 염소 투입량을 3~5ppm으로 늘렸더니 필터 변색 현상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적절한 조치라고 진단했다. 전홍진 한국수자원공사 연구원은 “원수에 포함된 망간의 양이 많은 편은 아니라 염소 투입량을 높임으로 충분히 해소될 것”이라며 “차아염소산나트륨은 냄새가 좀 날 수는 있으나 인체에 무해하고 수도관 부식 위험도 낮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은 전문가들의 진단에 앞서 1시간 넘게 질문을 쏟아냈다. 주민들은 ▲필터 변색의 정확한 원인 규명 ▲필터에 낀 가루에 대한 정밀검사 실시 ▲필터변색 방지 대책 수립 ▲수도사업소 직원들의 민원인 응대 불만 ▲수질검사 업체에 대한 불신 해소 등을 요구했다.

답변에 나선 안 소장은 “모든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자 주민들을 초대했다. 7월부터 수도꼭지 검사 항목에 망간을 포함시켰고, 민원이 제기된 가정 및 학교 73곳에 대한 검사 결과도 모두 공개할 예정”이라며 “일부 직원들 중 이 내용을 잘 몰라 부적절한 대응을 한 점이 있다면 사과드리고 철저히 교육하겠다”고 답변했다.

필터에 낀 이물질에 대해서 이동호 수도시설팀장은 “가뭄으로 원수량이 줄어든 반면 여름철 가정의 수도 사용량이 증가하다 보니 하루 정수량 전부가 다 소진되는 실정이다. 정수 후 며칠 보관하면서 이물질을 가라앉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발생하는 현상인데, 가능하면 가정에서 물을 받은 후 1시간가량 이후에 사용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날 간담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 주민은 “소장이 직접 나와 처음부터 ”죄송하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한 뒤 질문마다 막힘없이 답변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여러 의혹에 대해 전문가들에게 직접 들으니 조금 안심이 된다. 수도사업소의 말대로 며칠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수돗물 문제는 정말 중요한 점”이라며 “주민들의 민원과 불만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간담회를 마친 전문가들은 통합정수장을 돌며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상우 경기도 상수관리팀장은 “양평의 정수장은 타 시군에 비해 시설과 관리에서 최고 수준”이라며 “현장 점검 후 추가로 기술지원 할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도사업소는 현재까지 수질검사 민원 73건(개인 42건, 학교 31건)을 추가로 검사한 결과 11건 적합판정, 62건은 수질검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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