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헌법 재판관 청문회를 보다가 기분이 상했습니다. 39억이니 40억이니 재판관 후보자의 남편이 주식 투자를 했다는데, 질투심인지 박탈감인지 느낌이 안 좋습니다. 뭘 하고 살았나 싶고 평생 고생해서 집 한 채 가지고 있는 제게는 별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A. 청문회를 다 보진 않았지만 기사로 읽었습니다. 헌법 재판관 후보자의 남편이 20% 손해를 봤다고 주장을 하더군요. 그래서 40억 주식을 가지고 있다니. 저도 속으로 울뚝불뚝 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주식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한 순간 능력 없는 인간이 된 듯도 했습니다. 사람 마음 다 이럴까 싶습니다. 맞습니다. 사람 마음이 다 그렇습니다. 영국 노팅엄 의과대 사회역학 명예교수인 리처드 윌킨슨 Richard Wilkisnson는 이런 마음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이렇게 타인의 부와 권력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불평등 트라우마’라고 부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리처드 교수가 요크대 역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연구하는 케이트 피킷과 함께 Kate Pickett 과 함께 썼습니다.

트라우마라니. 새로운 정신병이 만들어지거나 발견된 건 아닙니다. 큰 사건이나 사고로 마음에 받은 충격과 상처를 부르는 말이 트라우마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 국민들 대부분은 구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정신적인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형 참사가 터질 때 마다 이 트라우마가 작동합니다. 그래서 안전한 구조와 사후 대책을 국가에게 요구합니다. 트라우마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국의 안전 시스템은 더욱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정신적 장애가 부자나 권력자를 보고 생기다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리처드 교수는 영국에서 불평등이 개인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최초로 보고서를 낸 사람입니다. 블랙 레포트라고 부르는 이 연구 보고서는 전세계 학자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불평등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불평등 때문에 받는 상처가 있다고 합니다.

“8개국 청소년 4만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심리적 증상(예를 들어 기운이 없거나 초조)과 신체적 증상(예를 들어 두통) 데이터를 분석한 유사 연구도 있다. (…) 이 연구에서도 절대적 기준에서 집안이 풍족하거나 부족한 지보다 주변 가정과 비교했을 때 본인 가정의 소득 순위가 어떠한지가 청소년의 증상에 더 강한 영향을 미쳤다.”

이 대목을 읽을 때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주변과 비교해서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게 되면 두통이나 심리적 무력감을 느낀다니. 이렇게 소득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불평등은 사회 전체 영역에서 심리적 전염병을 만들어냅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타인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과 창피함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상황에 민감해지는 반응은 (…) 미모, 지식, 매력, 지능, 능력을 비롯한 모든 구성요소가 해당 범주에 포함된다. (…) 그것들로 사람들에게는 서로 다른 가치가 매겨진다. 지위, 그리고 인간에 대한 호불호를 나누는 모든 이유가 뒤얽혀 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잘생겼다고 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못생겼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외모는 서열을 갖기 때문입니다. 성적처럼 매겨진 외모의 순서는 개인에게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개인이 만나는 사람에 대해 좋거나 싫거나 하는 취향까지 갖게 만듭니다. 이런 불평등에 대한 감정은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을 만듭니다. “고정관념이 미치는 위협의 상당 부분은 불안의 증가에서 발생하는 듯하다. 불안의 증가는 당면 과제의 해결에 요구되는 주의력과 정신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합니다.

이즘 되면 아무래도 책을 읽어보시는 게 좋겠죠? 왜냐면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제주도 저택에 사는 돈 많은 연예인을 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심리적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관심 부문 1, 2위를 다투는 것이 건강입니다. 우리 아이들 건강까지 그렇습니다. 책에서는 이런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해 사회적으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리처드 윌킨슨,케이트 피킷이 쓴, <소득 격차와 사회적 지위의 심리적 영향력과 그 이유, 불평등 트라우마>입니다.

꼭 보세요. 우리는 매일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가 살지 못할 고급 주택을 봅니다. 우리도 모르게 우리는 상처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주식투자는 해야 할까요? ㅜㅜ)

 

- 더 많은 책 소개를 보시려면 카카오스토리에서 ‘북티셰의 북클럽’을 검색하세요. 무슨 책을 봐야 할 지 고민이 들 때 booktissier@daum.net으로 질문해주세요. 15년 차 북큐레이터 북티셰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A.

청문회를 다 보진 않았지만 기사로 읽었습니다. 헌법 재판관 후보자의 남편이 20% 손해를 봤다고 주장을 하더군요. 그래서 40억 주식을 가지고 있다니. 저도 속으로 울뚝불뚝 했습니다. 한편에서는 주식을 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한 순간 능력 없는 인간이 된 듯도 했습니다. 사람 마음 다 이럴까 싶습니다. 맞습니다. 사람 마음이 다 그렇습니다. 영국 노팅엄 의과대 사회역학 명예교수인 리처드 윌킨슨 Richard Wilkisnson는 이런 마음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이렇게 타인의 부와 권력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을 ‘불평등 트라우마’라고 부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리처드 교수가 요크대 역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을 연구하는 케이트 피킷과 함께 Kate Pickett 과 함께 썼습니다.

트라우마라니. 새로운 정신병이 만들어지거나 발견된 건 아닙니다. 큰 사건이나 사고로 마음에 받은 충격과 상처를 부르는 말이 트라우마입니다. 4.16 세월호 참사를 겪은 우리 국민들 대부분은 구하지 못한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과 정신적인 상처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형 참사가 터질 때 마다 이 트라우마가 작동합니다. 그래서 안전한 구조와 사후 대책을 국가에게 요구합니다. 트라우마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한국의 안전 시스템은 더욱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정신적 장애가 부자나 권력자를 보고 생기다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리처드 교수는 영국에서 불평등이 개인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최초로 보고서를 낸 사람입니다. 블랙 레포트라고 부르는 이 연구 보고서는 전세계 학자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그는 불평등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불평등 때문에 받는 상처가 있다고 합니다.

“8개국 청소년 4만 8,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심리적 증상(예를 들어 기운이 없거나 초조)과 신체적 증상(예를 들어 두통) 데이터를 분석한 유사 연구도 있다. (…) 이 연구에서도 절대적 기준에서 집안이 풍족하거나 부족한 지보다 주변 가정과 비교했을 때 본인 가정의 소득 순위가 어떠한지가 청소년의 증상에 더 강한 영향을 미쳤다.”

이 대목을 읽을 때 마음이 아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주변과 비교해서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게 되면 두통이나 심리적 무력감을 느낀다니. 이렇게 소득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불평등은 사회 전체 영역에서 심리적 전염병을 만들어냅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타인에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과 창피함이나 수치심을 느끼는 상황에 민감해지는 반응은 (…) 미모, 지식, 매력, 지능, 능력을 비롯한 모든 구성요소가 해당 범주에 포함된다. (…) 그것들로 사람들에게는 서로 다른 가치가 매겨진다. 지위, 그리고 인간에 대한 호불호를 나누는 모든 이유가 뒤얽혀 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잘생겼다고 하는 순간 우리는 스스로 못생겼다는 뜻이 되기도 합니다. 사회에서 외모는 서열을 갖기 때문입니다. 성적처럼 매겨진 외모의 순서는 개인에게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만들기도 하고 혹은 개인이 만나는 사람에 대해 좋거나 싫거나 하는 취향까지 갖게 만듭니다. 이런 불평등에 대한 감정은 사람들에게 고정관념을 만듭니다. “고정관념이 미치는 위협의 상당 부분은 불안의 증가에서 발생하는 듯하다. 불안의 증가는 당면 과제의 해결에 요구되는 주의력과 정신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합니다.

이즘 되면 아무래도 책을 읽어보시는 게 좋겠죠? 왜냐면 예능 프로그램을 보다가 제주도 저택에 사는 돈 많은 연예인을 보는 것 만으로도 우리는 심리적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 관심 부문 1, 2위를 다투는 것이 건강입니다. 우리 아이들 건강까지 그렇습니다. 책에서는 이런 트라우마를 벗어나기 위해 사회적으로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리처드 윌킨슨,케이트 피킷이 쓴, <소득 격차와 사회적 지위의 심리적 영향력과 그 이유, 불평등 트라우마>입니다.

꼭 보세요. 우리는 매일 드라마를 보면서 우리가 살지 못할 고급 주택을 봅니다. 우리도 모르게 우리는 상처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하는 책입니다. (그런데 주식투자는 해야 할까요? ㅜㅜ)

 

- 더 많은 책 소개를 보시려면 카카오스토리에서 ‘북티셰의 북클럽’을 검색하세요. 무슨 책을 봐야 할 지 고민이 들 때 booktissier@daum.net으로 질문해주세요. 15년 차 북큐레이터 북티셰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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