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의 축제를 생각한다①

이송 공연기획자(숙명여자대학교 객원교수)

바야흐로 ‘축제’의 시즌이 시작됐다. 봄을 맞이해 시작된 양평의 축제는 단월면 ‘양평단월 고로쇠축제’다. 양평에 살면서부터는 지역축제는 가능한 참가하려고 노력한다. 멀리서도 찾아오는데 싶기도 하고 일하는 분야가 분야인지라 근처 살면서 찾지 않는 건 군민으로서 일종의 책임 유기(遺棄) 같아서다.

양평에는 면단위의 축제가 많다. 단월면 고로쇠축제, 개군면 산수유한우축제, 용문면 산나물축제(이 축제는 용문역과 용문산일대에서 이원화로 진행되고 용문역 앞 산나물 축제는 용문면에서 담당한다), 옥천면 물놀이축제, 양동면의 부추축제 등이 있다. 대부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 지역의 특산물과 연계돼 있는 축제들이다. 이처럼 지역축제는 그 지역의 랜드마크와 특산물의 브랜드 인지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다.

단월면의 고로쇠축제는 고로쇠나무 수액을 중심으로 한 축제다. 마을입구의 안내 현수막과 배너들이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이어지고 부지런히 차량을 안내하는 어르신들의 호루라기 소리가 축제장의 입구를 알려준다. 여느 축제장이 그렇듯이 길가에 길게 늘어선 부스에선 야바위꾼의 행상과 노래를 부르거나 길거리표 음식을 파는 곳들이 즐비하다. 아마도 양평 축제장마다 참가하다보면 얼굴도 익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번 축제에서 좋았던 점은 고로쇠 묘목을 무료로 나눠줬다는 점이다. 줄을 길게 서 기다리며 묘목을 받아와 집에 심었다. 줄을 서고 기다리는 동안 고로쇠나무의 특징이나 심을 때 주의점 등을 조금 친절하게 안내하는 글과 고로쇠축제 홍보 브로슈어라도 나눠줬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런 작은 이벤트가 단월면의 고로쇠축제를 알리고 특색 있는 이벤트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홍보 전략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간 고로쇠축제에 참가해 축제를 ‘바라본’ 구경꾼의 입장에서 아쉬웠던 점은 축제감독(총감독) 시스템의 기능이었다.

축제는 생생한 라이브 공연과 같다. 예술가가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기 위해 예술작품을 만들고 준비하듯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일 년 동안 끊임없이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2일간 현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그래서 축제는 현장예술이며 과정의 예술이다. 내가 준비한 축제의 장에서 잘 놀고 잘 먹고 즐기며 신명나는 ‘감동’의 시간을 보낸다면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더 없이 행복하고 보람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축제의 이슈를 찾아내고 그에 따른 이벤트, 축제 내용, 공연물, 홍보물 등 전체 과정을 준비해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지도록 체계적으로 이끌어 갈 축제감독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기고 고로쇠수액을 구입해 가고 그 속에서 양평군 단월면이 자랑하고 싶은 무엇을 찾고 느끼고 돌아갔을까? 또 20회 동안 단월면의 고로쇠축제를 준비한 축제추진위원회와 축제를 만든 분들은 과연 어떤 행복감과 보람을 느꼈을지 궁금하다.

축제를 진행하는 측면에서 볼거리, 먹거리, 홍보부스 운영, 안전 및 위생관리 등 준비해야 하는 과정도 많고 20회에 이르는 노하우가 쌓여 있기에 이제는 한층 전문적인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민간조직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봉사자나 관리 인력이 탄탄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제는 외부 전문가의 새로운 시각을 곁들여 볼 접점이 아닌가 싶어서다. 질적인 변화의 시점을 맞이해 앞으로 20년을 준비해 단월면만의 기념품 개발, 상품개발이 자리잡아가야 한다.

이건 비단 고로쇠축제에 관한 사항은 아니다. 양평군의 축제를 지원하는 방식도 변화가 필요하다. 양평지역의 봄 축제 전반을 홍보하는 별도의 홍보 브로슈어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단월면-개군면-용문면에 이르는 축제의 날짜와 성격, 장소 특징이 하나로 정리된 홍보 브로슈어가 양평관광안내소에 비치돼 있어야 한다. 개별 홍보도 중요하지만 양평역과 용문역, 용문사, 세미원, 두물머리 등 양평지역에 사람들이 많은 찾는 곳에는 양평에서 만나는 봄 지역축제의 정보가 담긴 안내서가 필요하다.

또, 중앙선과 연계된 셔틀버스 운행에 대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 주말 교통체증으로 참가를 미루던 가족단위의 축제참가자의 발길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군단위의 새로운 방안이 고민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