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대학교 2학년입니다. 작년에 10여 회의 논술 시험과 20여 종의 리포트를 썼습니다. 올해도 이만큼은 써야 3학년이 됩니다. 제 고민은 글을 쓸 때 친구들보다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시험 시간을 맞추기도 빠듯하고 아슬아슬하게 리포트 마감일을 맞춥니다. 좋은 방법 없을까요?

 

A. 글쓰기는 모든 일의 기본입니다. 회사에서도 보고서를 얼마큼 빨리 쓰느냐에 따라 업무 효율이 결정됩니다. 학교에서는 아무리 많이 알아도 글로 옮기지 못하면 성적이 나오지 않습니다. SNS가 발달된 요즘에는 글쓰기는 일상적인 일입니다. 그렇지만 생활에 바빠 글쓰기 시간을 따로 내는 것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럴 때 빠르고 쉽게 글쓰기를 익힐 수 있는 책 한 권이 있어 소개합니다.

 

고수유가 쓴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입니다. 부제는 ‘혼자서 익히는 글쓰기의 기초’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한 손으로 들고 읽어도 될 만한 사이즈입니다. 총 172페이지로 2~3시간 집중하면 다 읽을 수 있습니다. 저자 고수유는 국어국문학 박사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소설<이교도>로 당선된 작가입니다. 홍익대학교에서 대학국어 작문 및 창의적 글쓰기를 가르쳤고 ‘1등의 책 쓰기 연구소’ 소장입니다. 현업 작가이며 글쓰기 강사입니다. 그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을 만나 글을 하나하나 고쳐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글을 쓰면서 무슨 고통을 겪는지 그 누구보다 자세히 알고 있습니다.

 

저자 고수유는 우리가 흔히 쓰는 ‘번역 투’ 문장을 고쳐줍니다. ‘이 소설책은 그 출판사에 의해 발간되었다’라는 문장은 ‘이 소설책은 그 출판사에서 발간했다’로 바꾸라고 일러줍니다. 이렇게 글에만 쓰는 문어체를 가능하면 ‘입 글’ 즉 구어체로 바꿔주면 읽기가 편해집니다. 또한 써야 할 글의 분량도 조금 줄어듭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동태를 잘 쓰지 않습니다. 저도 글쓰기 강의를 할 때 제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가능하면 능동태를 써라!’

 

이 책은 짧은 설명과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사례가 계속 있어 이해하기 편합니다. 예를 들어 문장과 문장의 연결입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생각이 숨어 있습니다. 이 연결이 잘되지 않으면 글 쓴 사람만 아는 글이 되기 쉽습니다. 이 책에서는 ‘문장 연결하기 요령 여섯 가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1.연결 어미 사용하기 2.접속어 사용하기 3.지시어 사용하기 4.다른 표현 사용하기 5.끝말로 받기 6.명사화하여 받기’입니다. 이 중에 마지막 ‘명사화하여 받기’ 부분의 책 속 사례를 옮겨보겠습니다. 앞에 ‘이번에 대통령이 내놓은 것은 대대적으로 검찰을 개혁하는 방안이다’라는 문장이 나온다면 뒤는 ‘하지만 보수 언론에서는 대대적인 검찰 개혁 방안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라는 문장으로 받습니다. 앞에서 문장으로 길게 된 것을 콕 집어서 ‘대대적인 검찰 개혁 방안’으로 <명사화>를 합니다. 이렇게 두 문장은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글쓰기는 창작이라 어려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글은 답안지, 리포트, 기획안입니다. 이는 아는 것을 정확히 옮기는 일입니다. 이것은 수학공식과 비슷합니다. ‘접속어 사용을 자제하라’, ‘불필요한 중복표현을 걸러내자’, ‘입 말투로 써라’ 이런 공식이 있습니다. 이 공식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유의해서 쓰다 보면 글이 술술 나오게 됩니다. 이미 정해진 공식에 따라 글을 쓰기 때문입니다. 이 책 <글쓰기가 어려운 그대에게>에는 33가지 공식이 들어 있습니다. 33가지 글쓰기 공식에는 법정 스님, 어니스트 헤밍웨이, 댄 브라운 등 유명한 작가들의 글을 사례로 들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또한 한 장이 끝날 때마다 ‘끌리는 명문장 맛보기’ 코너를 따로 마련해서 따라 배울만한 실전 글쓰기 비법을 모아두었습니다.

 

저도 이 책을 읽는 비법 하나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책의 카피는 ‘커피 한 잔 마시며 가뿐하게 읽는 작가의 비법’입니다. 커피 열 잔을 드시면 됩니다. 열 번 정도 이 책을 읽기 부탁드립니다. 첫 번째 읽을 때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두 번째, 세 번째엔 더 짧게 걸릴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몸에 익혀두면 글 쓰는 시간이 반 정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혼자서 익히는 글쓰기의 기초,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입니다. 카페에서 사람을 기다리거나 휴식 시간에 한 번씩 꺼내 읽어보세요. 책은 약간 낡아 보일 때 멋있습니다.

 

더 많은 책 소개를 보시려면 카카오스토리에서 ‘북티셰의 북클럽’을 검색하세요.

무슨 책을 봐야 할 지 고민이 들 때 booktissier@daum.net으로 질문해주세요. 15년 차 북큐레이터 북티셰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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