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 입춘         조성설

 

긴 겨울에 엉겨 붙었던 

돌무더기들이 얼음을 떨쳐내고 

청솔가지 위에 쏟아진 햇살을 

나누어 덮는 

상원사 오르는 길은 

이제부터 분주하겠지 

 

남쪽의 하늬바람 불러 살얼음 

깨고 나면 녹색 물감을 준비할 테지 

산부추 싹도 틔워야 하고 

 

상원사 계곡을 도는 입춘 바람 

성큼성큼 쉼 없이 봄을 불러오겠지 

 

큰 법당 부처님께서는 진작 

立春大吉을 선사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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