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 과정 전부 비공개 진행… 투명성 강조한 민선7기, 겉과 속 달라

재단법인 세미원의 차기 대표이사로 전직 경기도공무원 출신 최형근(59)씨가 선발됐다. 양평군과 세미원 측은 12명이 몰린 공모과정 전체를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투명성을 강조한 민선7기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세미원 대표이사는 이훈석 전 대표이사가 공금횡령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후 양평군 공무원 출신인 기노준씨가 공모를 통해 선출되면서 관피아 논란이 일었다.

임기를 마친 기 대표가 연임을 포기하면서 진행된 차기 대표이사 공모에는 12명에 달하는 지역 내․외 인사가 몰리면서 전문성을 갖춘 차기 대표이사 선발에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세미원과 군은 이 모든 과정을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세미원 대표이사 선발은 군의회 추천 2명, 양평군 추천 3명 등 5명으로 구성된 대표이사추천위원회가 지난 12일 1차 서류심사로 5명을 선발하고, 19일 2차 면접심사에서 2명을 추렸다. 지난 26일 열린 세미원 이사회는 이중 최씨를 차기 대표이사로 최종 결정했다.

1차 서류심사나 2차 면접심사, 이사회 내용 등은 모두 비공개였다. 대표이사를 심의한 대표이사추천위원들 또한 누구인지 공개되지 않았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면접으로 선발된 2명은 최 차기 대표이사와 배우이자 공연예술 전문가로 알려진 박아무씨(서종면 거주)였다.

최 차기 대표이사는 이천시 태생으로 서울대학교 농산업교육학과를 졸업 후 도쿄대학 대학원 자원경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경기도 지역 고등학교 교사를 지냈고, 기술고등고시 합격 후 경기도 공무원으로 재직했다. 경기도 농정국장과 기획조정실 실장, 화성시 부군수 등을 지낸 후 2014년에는 새누리당 화성시장으로 출마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천시장 경선에 참여한 바 있다.

박씨는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정동균 군수 캠프에서 활동했던 방아무씨의 부인으로 최근 양평군 홍보대사로 위촉된 바 있다.

양평군에 따르면 12명의 신청자들 중 일부는 충분한 전문성과 경력을 갖춘 전문가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한국 최고의 정원을 표방하는 세미원의 대표이사로 공직자 출신과 공연전문가가 최종 후보로 오른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세미원이 양평을 대표하는 관광지이자, 한국 대표 정원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곳임을 감안하면, 대표이사 선발을 이렇게 비밀리에 진행할 이유는 전혀 없는 곳이다. 오히려 비공개로 진행하면서 여러 의혹만 불러일으키고 있는 형국이다.

최문환 세미원 이사장(부군수)은 “대표이사 선발에 어떤 청탁이나 외압은 전혀 없었다. 다만, 개인 정보공개로 인한 피해가 우려돼 비공개로 진행한 것”이라며 “다음 선발에서는 공개가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공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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