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전문가, 설비장치 실효성 의문

주민동의 서명 암암리에 진행

일진아스콘이 시설 보강을 통한 영업장 재가동을 위해 대대적인 공사를 하는 한편 공장재가동을 위한 서명을 받는 등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어 주민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일진아스콘은 지난달 20일 폐쇄명령처분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됐지만 조업을 중단한 채 유해물질 저감 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설치하고 있는 저감시설은 17억 규모 공사로 축열식 연소장치(RTO, Regenerative Thermal Oxidizer)로 알려져 있다. 축열식 연소장치는 열교환기가 교대로 가열되고 냉각되는 열재생 원리를 이용해 오염된 폐가스를 완전연소에 필요한 온도까지 상승시켜 청정공기를 만드는 장치다.

업계 전문가는 RTO 장치는 초기 설치비용이 높은 반면 처리 효율이 높고 2차 공해요인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을 정도의 완전연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여러 대를 설치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1대만 설치한 공장에서는 효과가 미미하거나 만족스럽지 않아 설치 공장과 RTO업체 간 소송을 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이 아닌 기업에서는 설비·유지 비용이 높기 때문에 설치만 하고 검사 등 유사시에만 가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RTO 또는 연결 닥트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할 경우 폭발압력을 배출할 수 없으면 전체 공정설비의 파손 등 대형사고로 발전 가능성도 있어 관리에 많은 신경을 써야 하는 장치라고 말했다.

한편 일진아스콘 측에서 본지 보도에 대해 악의적 비방을 하며 공장재가동을 위한 주민서명을 받고 있다는 주민 제보가 신문사로 이어지고 있다.

한 주민은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전도사가 서명을 하라며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어르신들에게 사인을 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일진아스콘 측에서 골프연습장에 찾아와 “공장폐쇄 보도를 하고 있는 양평시민의소리 신문사 때문에 일진아스콘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공장이 폐쇄되면 여주나 남양주 등에서 아스콘을 가져와야 해 공사비용이 커지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서명을 요구 했는데 기업 공사비용이 커지는 걸 왜 골프연습장까지 찾아와서 서명을 요구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복포리 한 주민은 “매일 수십대의 트럭들이 장비를 싣고 드나들며 공사를 하고 있다. 공장이 폐쇄될 줄로만 알았는데 오히려 이전보다 더 본격적으로 공장을 가동하게 될 것 같아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보강공사 후 집행정지 가처분 인용으로 합법적으로 조업도 가능하게 된 상황이라 천명이 넘는 주민의 탄원서를 무시한 채 기업의 편에서 내린 법원의 판단이 너무나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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