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적자발생 원인 등 핵심사안 지적 안 해

입 다문 자유한국당 의원들

황순창, 자체진단 보고서 “대충 보기만 했다” 

8대 양평군의회가 양평공사 행정사무감사에서 주요 문제점들을 제대로 지적하지 않은 채 끝내버려 논란이 되고 있다. 황순창 사장은 지난해 말 자체적으로 추진했던 조직진단 용역보고서조차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답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입을 다문 채 수수방관하는 자세만 보였다.

지난 19일 양평군의회 행정사무감사 양평공사 감사에 앞서 황순창 공사사장 및 임직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8대 군의회는 행정사무감사 마지막 날인 지난 19일 양평공사 감사를 진행했다. 의원들은 “지난 선거에서 가장 핵심 이슈였던 양평공사, 모든 군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양평공사”라고 하면서도 정작 핵심 사안들에 대한 감사는 하지 않았다.

정동균 군수 ‘행복인수위원회’가 지적했던 분식회계 의혹과 친환경농산물 유통사업의 지속적인 적자 원인,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방만한 조직운영 등에 대해 제대로 묻지도 않았고, 책임을 추궁하지도 못했다.

질문에 나선 박현일 의원은 “예전부터 본인이 주장한 도시개발공단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뒤 “분식회계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물었다. 이에 황순창 사장은 “경영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평가급 미지급액 5억3800만원을 손익계산서에 누락했는데, 다음해에 반영했다”고 답했다. 답변을 들은 박 의원은 추가 질문 없이 넘어갔다.

지난 7월 행복인수위 위원은 이 문제를 제기하며 “한정의견을 받은 기업은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이고, 부실기업으로 취급돼 은행대출은 물론, 계약상에도 큰 어려움을 받는다”고 밝힌 바 있다. 군의회는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공사 측 입장을 듣는 것으로 끝냈다. 누가,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한정의견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전혀 따져 묻지 않았다.

유통사업의 적자발생 원인은 자료를 요구해놓고도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 행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감자, 양파, 마늘 등을 56억3600만원에 매입해 59억2100만원에 판매했지만 판매관리비를 적용하면 결국 2억5200만원 적자가 발생했다.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쌀 역시 1억원 가량 적자였다. 이 관계자는 “쌀은 흑자가 날 경우도 있다. 채소의 경우 전처리를 거쳐 판매하면 적자는 발생하지 않는다. 학교급식으로 적자가 발생한 규모가 줄고 있어 조만간 흑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했다.

송요찬 의원은 지난 3월 공개된 공사의 자체 실시 조직진단 연구용역 보고서를 제시하며 유통사업과 대행사업의 분리를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 보고서 내용이 상당히 객관적이고 좋은 내용을 담았다”며 “여기에도 유통, 지역개발, 대행사업을 구분해야 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황 사장은 “(보고서를) 자세히 검토하지 않았다. 현재대로 유통과 대행 사업을 같이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송 의원을 포함한 주변을 당혹케 했다.

보고서는 7가지 주요 문제 지적과 개선방향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에는 유통사업과 대행사업의 분리, 방만한 조직 및 인력배치 부적절, 매출증대를 위한 신사업 필요 등이다.

송 의원은 “공사 직원들이 참여한 설문내용도 이 보고서의 지적내용이 옳음을 뒷받침한다”며 “어떻게 사장이 보고서도 검토하지 않고 기존대로 하겠다고 말하냐”며 질책했다.

의원들은 공사가 유통사업의 적자를 보존하기 위해 맡은 대행 사업에 대해서도 “군이 억지로 맡긴 사업”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의견을 내놨다.

공사는 지난해 맑은숲캠프(-1억1700만원), CCTV(-1억100만원), 가로등(-800만원), 자연휴양림(-4200만원), 용문국민체육센터(-1억7200만원), 오커빌리지(-2200만원) 등에서 모두 4억62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전진선․박현일․송요찬 의원이 “군이 적자가 날 사업을 모두 공사에 떠맡긴 것 아니냐”고 묻자 황 사장은 “유통사업 적자를 보존하기 위해 맡았는데, 최저임금 상승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으로 적자가 났다”고 답했다.

흑자가 날 것으로 예상한 대행사업이 적자가 난 원인에 대해 공사의 비전문성과 부적정한 인력배치 등 판단오류를 따져야 하는 것이 상식이지만 ‘군이 떠맡겼다’는 식으로 면죄부를 줬다.

양평공사 행감장을 찾은 일부 기자들은 “의회의 공사 감사내용은 수박겉핥기로 끝났다. 군민들의 최대 관심사이자, 여러 문제가 이미 드러난 것임에도 왜 이런 식으로 감사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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