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솥에서 은근하게 고아낸 추어탕

통추어탕‧우렁추어탕‧추어물만두‧추어튀김

 

돌솥밥이 나오는 한상차림.

입추와 말복이 지나면서 미미하게나마 아침과 밤에는 가을 기운이 느껴진다.

가을하면 미꾸라지의 철이다. 한자도 고기 어(魚)에 가을 추(秋)를 더해 미꾸라지 추(鰍)다. 미꾸라지는 봄부터 겨울잠을 자기 전까지 몸에 충분한 영양을 비축하기 때문에 늦여름부터 가을철에 가장 맛이 좋다고 한다. 절기가 무색하게 꺾일 줄 모르는 폭염의 기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푹 끓인 추어탕으로 더위를 견디며 가을을 기다려보자.

추어탕은 지역에 따라 미꾸라지를 통으로 넣기도 하고 갈아 넣기도 하는데, 강상면 ‘채안추어탕’은 두 종류 외에도 우렁추어탕, 추어매운탕 등 다양하게 추어를 즐길 수 있는 추어전문점이다.

기본 추어탕은 남도식으로 추어를 갈아 넣은 추어탕이다. 믹서를 쓰면 간편하지만 씹는 식감이 없을 뿐 아니라 너무 곱게 갈리고 뼈를 흙으로 오해하기도 해 손으로 미꾸라지 살을 발라내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가마솥에서 미꾸라지를 푹 고아 고운체에 살을 거르고 뼈만 따로 추려내는데 추어가 식기 전에 해야 지방이 분리되지 않아 맛있기 때문에 더운 여름 가장 고된 작업이라고 한다.

통추어탕

육수는 한방재료 4가지를 포함, 18가지 재료를 넣고 우려낸다. 이 육수에 추어를 넣고 함께 끊여 식힌 다음 24시간 동안 저온 숙성시켜 손님상에 낸다. 추어탕은 비린내 때문에 산초를 넣어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집 탕은 산초 없이도 잡냄새가 느껴지지 않는다. 부드럽게 씹히는 우거지는 된장으로 맛을 낸 국물과 어울려 진하고 구수한 토속의 맛을 낸다.

기본 추어탕에 갈지 않은 작은 추어가 들어간 통추어탕, 우렁이 들어가 씹는 맛이 일품인 우렁추어탕도 인기다. 추석 이후에는 개운한 국물을 맛볼 수 있는 추어매운탕도 만날 수 있다. 추어물만두와 추어튀김도 별미로 즐기기 좋은 추가 메뉴다.

제철 재료로 만드는 신선한 반찬과 돌솥밥이 나오는 것도 손님이 끊이지 않는 비결이다.

식사 후에는 주차장 옆에 마련된 공간에서 여유롭게 커피나 차도 마실 수도 있다.

허종을(77)‧차광숙(67) 부부는 십년 전 은퇴 후 여유 있는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 양평에 내려왔는데 쉬다보니 오히려 몸이 이곳저곳 아파 다시 식당을 시작했다.

차광숙‧허종을 부부

부인 차씨는 “가마솥에서 은근하게 우려내기 때문에 깊은 맛이 난다. 폭염 속에서도 불 조절을 잘해주는 남편 덕분에 일정한 맛을 내고 있다”며 남편을 추켜세웠다.

허 대표는 “수고스럽지만 정성으로 만들어낸 맛을 고객들이 알아줄 때 보람을 느낀다”며 “보양식이 될 수 있도록 늘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 영업시간 : 오전 8시30분 ~오후 9시

■ 위치 : 강상면 강남로 1136

■ 가격 : 추어탕 8000원, 우렁추어탕 9000원, 통추어탕 1만원, 추어튀김 6000원, 추어물만두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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