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매년 여러 직업인을 초청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직접 여러 기관을 찾아가 직업 현장을 체험하기도 한다. 직업에 대한 정보도 얻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은 다르지만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그러나 직업에 대한 호칭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작년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초등학교 1·2학년 교과서를 분석한 결과 경찰관, 소방관은 '아저씨', 의사는 '선생님'으로 표기했다고 한다. 여기엔 직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담겨있다.

선생님보다 아저씨가 더 친근한 표현이라 문제될 거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친근하단 이유는 너무 주관적이며 경찰관이 의사보다 더 친근하다 말하기는 어렵다. 그보다는 직업에 귀천이 있다고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반영된 표현이라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아저씨’는 대체로 부모와 같은 항렬에 있는 남성이나 보통 남자 어른을 일컫는 말이다. 반면에 ‘선생님’은 교사만이 아니라 덕망이 있거나 존경받을 만한 인물에 대한 호칭으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의사 아저씨’나 ‘경찰관 선생님’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지 낯설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소방관, 의사 등 중립적 표현’을 써야한다고 말하지만, 가장 편한 방법은 끝에 ‘님’을 붙이는 호칭이다. 그러나 어떤 호칭이 적합한가보다 중요한 것은 호칭에 차이를 두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사용하는 호칭이 직업에 대한 편견을 제거할 수 있다. 아이들이 말을 통해 세상에 귀한 직업과 천한 직업이 있고, 천한 직업은 천하게 대해도 된다는 생각을 할까 두렵다.

-최형규 서종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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