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은정 지음, 착한책가게(2017)

“당신 도대체 누구야?” 영화에서 마지막에 패배하고 만 악당이 늘 묻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는 ‘너, 날 이길 정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날 이겼지?’ 하는 의구심과 절망이 묻어난다. 주인공은 당당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자각하며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확고한 삶을 다짐한다.

여기서 잠깐! ‘주인공의 정체성을 일깨우는 존재인 악당은 과연 적인가, 친구인가?’이는 ‘삶에서 일어나는 고난과 좌절이 배척해야 할 대상인가, 친구로 맞이할 대상인가의 문제’로 연결된다.

《영화가 나에게 하는 질문들》의 저자는 이렇듯 영화를 보면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내가 살고 싶은 삶은 어떤 삶인가’라는 인문학적 질문을 던지고 사람들과 함께 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책을 지었다.

“인문학이란 ‘나는 누구인가?’라는 문을 열고 들어가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이라는데, 저자는 이 어려운 공부를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로 ‘영화’를 이용하자고 말한다. 영화가 보여주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지금의 나’와 조우할 수 있는 방법과 사례가 영화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책이다.

용문산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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