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한 생면·시원한 국물에 푸짐한 양

바지락‧들깨‧팥‧얼큰…칼국수 전문점

 

바지락 칼국수

상점이 많지 않은 지평역 앞에 반가운 음식점이 생겼다. 메뉴는 매서운 칼바람이 쌩쌩 부는 요즘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칼국수’다.

‘복순할매칼국수’의 박복순(76) 사장은 홍천에서 시집와 지평역 앞에서 50년 넘게 살고 있다. 집이 낡아 자식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새 집을 지으면서 음식 솜씨가 좋은 어머니의 손맛을 살릴 수 있는 음식점을 열었다. 어머니의 주 특기인 김치를 살릴 수 있으면서  준비할 것이 많지 않은 메뉴를 고민하다 고른 것이 칼국수다.

종류는 칼국수, 바지락칼국수, 들깨칼국수 세 가지다. 면은 오래 두드린 후 숙성시켜 찰지면서도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수분 함량이 높은 생면용 밀가루를 사용하고, 뽕잎가루를 넣어 밀가루 냄새를 잡아준다.

들깨칼국수

기본 육수 재료는 황태다. 강원도 원통 용대리 덕장에서 가져오는 황태로 뽀얀 국물을 우려낸다. 바지락칼국수는 황태 육수에 바지락을 더한다. 바지락은 칼국수 맛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보증수표다. 써보고 가장 맛이 좋았던 시흥 월곶에서 가져온다.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새벽 당일 사용할 분량만 마련해, 꼼꼼하게 손질한다.

시골 외할머니의 손맛이 느껴지는 손칼국수는 보기엔 단출하다. 그러나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으면 바지락과 황태의 진한 육수맛이 밑바닥부터 뭉근히 차오른다. 황태를 베이스로 한 칼국수가 드문 탓에 평범한 칼국수에 비범함을 더했다. 삐뚤빼뚤 굵기가 다른 칼국수 면도 정감있다.

박복순 사장

박 사장의 내공이 느껴지는 김치는 따로 판매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좋다. 김치는 매일 아침 담근다. 반찬은 김치뿐이지만 다른 반찬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칼국수와 찰떡궁합이다.

고소한 들깨칼국수도 별미다. 동의보감에서 ‘들깨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독이 없으며 기침과 갈증을 그치게 하고 간을 윤택하게 하며 속을 보하고 골수를 채워준다’고 해 겨울철에 특히 추천하는 메뉴다. 구수하면서 면발의 쫄깃함과 걸쭉한 국물이 조화를 이뤄 내는 맛이 일품이다. 들깨함량이 많아 흔히 먹던 보통의 칼국수와는 차원이 조금 다른 맛이다. 후루룩 건더기를 다 건져 먹은 다음 국물을 그릇째 들고 마시게 된다. 들깨 특유의 고소함과 자극적이지 않은 부드러움으로 어린이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조만간 팥칼국수와 매콤한 얼큰칼국수도 판매할 예정이다.

박 사장은 “돈이 아깝지 않도록 좋은 재료로 정성스럽게 요리하고 있다”며 “식사 후에는 1층 카페에서 직접 담근 자몽‧레몬‧유자‧모과차와 함께 차 한잔의 여유도 즐겨달라”고 말했다.

김주현 기자 jhkim@ypsori.com

■ 영업시간 : 월‧화‧목‧금 오전11시~오후7시, 수‧토 오전11시~오후4시 (일요일 휴무)

■ 위치 : 지평면 지평의병로 31

■ 가격 : 칼국수 5000원, 바지락칼국수‧들깨칼국수 7000원, 메밀왕만두 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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