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호 작가 초청 ‘돈의 인문학’ 북 콘서트가 지난 19일 용문면주민자치센터 3층 강당에서 용문도서관 주최로 열렸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도 80여명의 주민이 참석해 노래와 강연을 즐겼다.

강연은 홍선애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돈의 의미를 생각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돈과 인문학은 강렬한 조합이다. 돈은 천박하고 속물적인 것, 인문학은 고상하고 점잖은 것 등으로 상반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김찬호 작가는 같은 강연에 강연료는 10배나 차이 나는 현실에서 사회적 가격이 나의 가치인가 의문을 갖게 됐고, <돈의 인문학>을 집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행복을 위해 중시하는 게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한국인과 중국인의 70%가 돈이라고 답했지만 우리보다 부유한 북유럽은 30%에 그쳤다”며 “이런 현상을 이해하려면 돈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양극화로 우리 사회에 절대빈곤층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고, 이를 반드시 정치·사회적으로 해결해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돈으로 사고팔 수 없는 사랑, 행복 등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또 핀란드가 기본소득을 도입했듯이 국가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개인이 능력을 쌓아 사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게 된다며 생활의 여유가 없이 원치 않는 직업으로 돈을 벌며 느끼는 ‘모멸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북 콘서트는 작가와 관객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을 사교육으로 들들 볶게 만드는 이유가 부풀려진 ‘공포감’인 것 같다”며 작가의 생각을 물었다. 김 작가는 “공부만 잘 하는 아이와 공부만 못 하는 아이 중 어떤 게 나으냐”고 물은 뒤 “공부에만 집중해 건강, 인간관계 등의 조화가 깨지고 생존력을 배우지 못하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답했다.

모멸감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달라는 한 참석자의 주문에는 “인간은 그 자체로 귀하다는 전제아래 사랑받을 만한 존재로 자신을 훈련해야한다”며 “자기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카톡친구 숫자에 연연하기보다는 서로 배울 수 있는 친구를 만들어 사회에서 부딪치는 과제를 촛불집회에서처럼 손을 잡고 풀어야함을 잊지 말아야한다”고 답했다.

한 군인은 “비교하지 않으면 현실에 안주할 것 같아 열등감을 앞으로 나아가는 힘으로 생각해왔다”며 조언을 구했다. 김 작가는 “가난에서 벗어나야하는 예전에는 시키는 것만 잘 하면 됐고 열등감이 개인발전에 도움이 됐지만 현재는 시키는 것을 잘 해선 안 되고 나만의 스타일로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열등감은 자신을 고갈시키고 부정하게 만들어 성장에 도움이 안 되고 무엇보다 남의 기준으로 생각하는 거라 발전을 저해한다”고 답했다.

노후준비를 묻는 질문에는 “돈 덜 쓰고 사는 삶이 중요하다”며 “건강, 욕망으로 인한 노후리스크 관리, 공동체를 통한 사회적 보험 세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 콘서트는 오프닝 공연을 시작으로 도우진, 이재안, 조다빈 씨가 ‘사랑비’ ‘거위의 꿈’ ‘걱정말아요’ 등 힘과 용기를 줄 수 있는 곡을 강연 중간 중간 들려줬다. 돈보다는 자신의 꿈을 좇아 노래하는 청년들을 참석자들은 박수와 호응으로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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