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체전보다 주민 먼저 챙겨야”

군, 부상위험 속 동호인 ‘나 몰라라’

지난 2일 양평생활체육공원내 배드민턴 전용구장(이하 갈산체육관)에서 ‘제9회 신협이사장기 배드민턴대회’가 열렸으나 대회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체육관에 비가 새고 습도가 높아 경기도중 부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날 군내 13개 클럽 150개 팀 선수 300명과 가족 등 500여명의 생활체육 배드민턴 동호인들이 참가해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때마침 양평에 121㎜의 폭우가 쏟아졌고, 체육관 곳곳에서 비가 샜다. 선수들이 쓰레기통으로 빗물을 받고 걸레로 닦으며 경기를 진행하던 도중 빗물에 미끄러지면서 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중 2명은 양평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지난 18일 양평생활체육공원내 배드민턴 전용구장에서 동호인들이 쓰레기통으로 빗물을 받고 걸레로 물기를 닦으며 운동을 하고 있다.

갈산체육관은 지난해 3개 코트를 증축해 현재 8개 배드민턴 코트가 있다. 동호인들은 “기존 체육관 시설에서도 비가 샜지만 새로 증축된 곳에서 더 집중적으로 새고 있다”며 “군민 세금으로 부실공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8일 찾아간 갈산체육관에는 빗물을 닦아 내기 위한 걸레와 물통이 곳곳에 있었고, 증축된 부분의 바닥은 스며든 빗물로 이미 색이 바래있었다.

양평군이 발행한 2017년도 행정사무감사 자료집 경기도체전 경기장 확보 현황에 따르면 갈산체육관은 적정 여부에 ‘적합’으로 명시돼 있다. 군 담당자는 “갈산체육관은 읍에서 관리를 하는 시설로 하자보수 기간이 끝나서 못하고 있다”며 “다시 보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체육관 벽면으로 비가 줄줄 새고 있다. <사진 동호인 제공>

배드민턴은 군내 생활체육 종목 중 동호인 수가 가장 많은 15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갈산체육관은 군내 4개 클럽 400여명이 매일 이용하는 경기장이다.

동호인들은 이구동성으로 “건강을 챙기려고 운동을 하는데 체육관의 부실한 시설로 인해 부상으로 건강을 잃을 지경”이라며 “군이 동호인들의 체육관 수리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있어 벽에다 얘기하는 기분”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생활체육 동호인들은 “내년 양평에서 처음 치르는 큰 대회를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일 체육관에서 운동하는 주민 건강과 안전을 위해 체육관 수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군은 194억원을 들여 내년 경기도체전을 대비해 종합운동장을 비롯한 여러 경기장을 건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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