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화도 고속도 3공구 목왕리 현장

주민들 “사토장 소음·환경오염 우려…
휴일 관광객 폭증, IC 설치 관철돼야”
터널사토장에 절터 추정 유적지 발견…
군, 지난달 현장조사 후 한 달간 방치

 

양서면 목왕리 주민들이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양평∼화도 구간 3공구 현장의 환경오염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시공사 측을 성토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자신들의 의견에 귀를 닫은 채 공사를 진행하다 집회를 열자 비로소 마지못해 상대하는 모습에 분노했다.

목왕1리 주민 60여명은 지난달 29일 마을회관에 모여 양평∼화도 고속도로 3공구 현장의환경오염 피해에 대한 대책을 세운 뒤 마을회관에서 600미터 가량 떨어진 터널 사토장까지 행진했다. 주민들은 ‘건강한 마을에 주민들 다 죽는다’, ‘목왕리 주민 무시하는 삼성은 각성하라’ 등의 손팻말과 현수막을 흔들면서 구호를 외쳤다.

양서면 목왕1리 주민들이 지난달 29일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양평∼화도 3공구 터널 사토장의 환경오염 대책을 시공사 측에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마을회관에서부터 집회현장까지 경력을 배치하고 집회 장소를 안내했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32℃까지 오른 가운데 70∼80대 노인 다수가 집회에 참여해 이들의 안전과 건강이 우려됐으나 다행히 별다른 사고는 없었다.

주민들은 “삼성이 지난 5월경 터널 사토장을 조성하기 전 주민들에게 어떠한 고지나 설명도 없었다”며 “마을 한가운데 있는 사토장 진출입로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와 장마철 비탈면의 토사 유출 우려에 대한 대책은 세운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주민들은 또, 양평∼화도 3공구 목왕리 구간에 IC 설치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 구간은 애초 양서면내 IC 설치가 기본설계에 반영되지 않아 양서면과 서종면 일원 주민은 물론 늘어나는 수도권 관광객들의 큰 불편이 예상된다.

시공사 측의 주민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다. 한 주민은 “고속도로 건설로 인한 목왕리 주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한 삼성 관계자가 ‘거기도 마을이냐’고 한 말을 나중에 전해 들었다”며 “주민들이 마치 보상금이나 마을기금 등을 바라고 땡볕에 모인 줄 아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양평∼화도 구간 3공구 터널 사토장의 환경오염 등 목왕리 주민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시공사 관계자가 현장지도를 들고 해명하고 있다. 3공구 시공구간 중 목왕리 구간은 120미터에 불과하다는 관계자의 설명이 있자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양평∼화도 구간 고속도로 3공구 현장 중 목왕리 구간은 120미터에 불과하다”며 “그래도 목왕리 주민들과 미리 의논하고 공사를 진행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이 관계자는 “사토장의 토사 유출 대책과 환경오염 우려에 대해선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다만, IC 설치는 다른 시공사 소관이라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터널 사토장 부지에 옛 절터로 추정되는 유적지가 발견됐는데도 시공사는 물론 양평군의 안일한 대처 방식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곳 사토장에는 조선시대의 절터로 추정되는 석탑이 군데군데 조성돼 있고, 바닥 곳곳에는 다량의 기와와 석등 부재 등이 분포돼 있다.

한 주민은 “사토장에 폐사지(건물은 없어지고 절터만 남은 곳)가 확인됐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군청 담당직원이 지난달 초 한 차례 다녀갔을 뿐 이후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고 조치도 없었다”고 말했다.

양서면 목왕리 터널 사토장 부지에 대규모 절터가 발견됐는데도 매장 문화재 조사 등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선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정되는 석축. 한 주민 바닥 곳곳에 있는 기와 조각 하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군 담당팀장은 “유적지로 추정된다는 사토장 현장을 확인했지만 매장 문화재로 확정된 게 아니어서 현재로선… (이렇다 할 것이 없다)”며 “이달 중 매장 문화재 구역 조정 사업을 발주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군은 담당직원이 현장을 한 차례 다녀간 뒤 한 달간 아무런 계획이나 조치가 없다가 취재를 하자 이달 중 조사 계획을 밝힌 것이다. 더욱이 담당팀장은 양평∼화도 구간 3공구 현장 사토장 부지에 절터가 있다는 사실도 모고 있었던 듯 담당주무관에게 ‘그런 현장이 있느냐’고 뒤늦게 사실 확인을 하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화도∼양평 구간은 서울춘천고속도로 화도 분기점(JCT)∼중부내륙고속도로 양평IC 17.62㎞ 구간에 건설되는 고속도로다. 산자락을 통과해 짧은 노선인데도 4개 교량(증촌·증동·상곡2·3교, 635m)과 3개 터널(양서·매봉·증동터널, 4625m)이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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