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일⑭- 이승이 수의사>

양평, 산업동물‧애완동물 둘 다 수요 많아

수의사는 과거 소, 돼지 등 가축을 돌보는 산업동물 진료에서 최근 애완동물 분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 축산농가가 줄어든 반면, 애완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원주택 인구가 많은 양평군이 그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양평읍내 참좋은 동물병원의 이승이 원장에게 수의사의 삶을 들었다.

▲수의사 공부가 힘들다고 들었다… 현재 수의과대학이 있는 학교는 전국에 10곳이 있다. 6년제 과정인데, 사실 말도 안 되는 공부다. 6년 동안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과 소, 돼지, 닭 등 가축을 모두 배워야 한다. 처음 학교에 입학하고 공부가 너무 어렵고 양이 많아 포기할까 고민도 했었다. 실제로 일반의대로 다시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수의사는 인턴과정 없이 개업 가능한가… 법적으로는 가능하다. 일반 의대와 달리 수의사는 대학 졸업 후 바로 국가고시를 치러 자격증을 딴 후 개인별로 인턴과정을 거친다. 과거에는 보통 5~10년간 제약‧사료회사나 대형축사, 병원 등에서 수련의 과정을 보낸 뒤 개업했다. 그런데 최근에 후배들을 보니 2~5년 정도 인턴을 하는 것 같다.

▲수의사의 진로는… 과거에는 대부분 산업동물 진료가 주된 진로였는데 2000년대부터 애완동물 수요가 커지면서 최근에는 90% 이상이 애완동물 전문의로 활동한다.

양평에는 4명의 공수의가 활동하는데, 공수의는 정부나 지자체에 등록해 산업동물에 대한 전염병 관리를 전담하는 수의사들이다. 공수의도 개인 병원을 개업해서 업무를 병행하고 있다.

양평에서 공수의 외에 6~7명의 수의사들이 활동중인데, 인구대비 수의사가 많은 편이다. 동물진료를 하는 병원과 약품판매나 컨설팅을 위주로 하는 곳도 있다.

▲수의사가 겪는 어려움은… 수의사의 애로점도 산업동물과 애완동물로 나뉜다. 산업동물 수의사들은 현장을 찾아가 직접 소, 돼지 등에게 예방주사 등을 접종하는데 위험부담이 크다. 축산업자들은 수의사를 일반 기술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 예방접종시 수의사 홀로 축사에 남겨두고 가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애완동물진료의는 치료한 동물이 완치돼 주인들에게 감사인사를 받을 때 보람을 느끼지만, 동물이 사망할 경우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 일반의사에 비해 덜하긴 하겠지만 최근 동물주들은 자신이 기르는 애완동물을 가족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아 더 그렇다. ‘좀 더 좋은 시설에서, 더 나은 의사에게 맡겼으면 살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힘들다. 이럴 땐 그저 다시 책을 꺼내 공부하고, 새로운 수술법이나 치료법을 찾아보면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수입과 업계전망은… 통계를 보면 양평의 10가구당 1가구에서 애완동물을 키운다. 인구수로 치면 거의 3분의1이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 이 수치는 갈수록 커진다. 특히 양평은 은퇴 후 전원주택 생활을 하는 노부부가 많고, 이들은 자식을 대신할 애완동물로 눈길을 돌린다.

수익은 수의사별로 천차만별이다. 업계에서는 월 수익 1000만원 이상 올리는 수의사를 상위 10%로 보고 있다. 못 버는 수의사는 월 300만원 정도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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