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문화기획자

‘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문화예술교육 분야에서 항상 마지막에 나오는 질문은 이것이다. 예술 강사, 예술꽃학교 지원, 특별프로그램을 통한 사례발굴로 과연 학교현장에 문화예술교육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제기다.

지난 12일 조현초에서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교사의 역할’을 주제로 양평지역 혁신학교 컨퍼런스가 열렸다. 이날 나온 이야기들은 교육현장에서 나온 질문이라는 점, 주제 접근방법 역시 학교에 문화예술교육이 지속가능해야한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점, 그리고 외부에 의존하는 방법이 아닌 교사의 역할이라는 주체적 질문에서 출발했기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었다. 컨퍼런스는 조현, 세월, 수입, 정배, 강상, 지평초 등 양평지역 교사와 관련자 70여명이 6개 모둠으로 나눠 퍼실리테이터 기법 토론으로 진행됐다. ‘문화예술교육의 정의’, ‘필요성’, ‘운영상 어려운 점’, ‘해결 방안’ 등 4가지 질문을 던지고 각자 교육경험을 통해 느끼는 고민들을 논의했다.

현재 양평지역 혁신학교들이 문화예술교육을 실행하는 방식은 연간 20시간 이상 또는 주기집중수업을 통한 예술 강사와의 협업, 교과과정에 문화예술교육의 접근과 방법을 접목하는 교사연구수업 등 다양한 형태로 추진되고 있다. 외부강사에 의존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 방만해지고 있는 다른 지역들과 달리 양평은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한 교과연계 고민이 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참가 교사들은 “문화예술교육은 시각을 넓혀주고 소통능력을 키우며 경험을 통해 삶과 연결된 활동이자 교육”이라며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심어준다”고 입을 모았다.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교육 결과물 발표에 집중하면서 오는 어려움, 강사 섭외의 어려움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방법을 접목해 교육목표를 새롭게 구성하는 과정에서 오는 교육과정 설계의 어려움 등을 토로했다. 문화예술교육을 예술적 마인드로 접근하기보다 교육목표에 집중하다보니 아이들의 동기, 다양한 시선을 포용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날 나온 해결방안은 매우 흥미로웠다. ‘교육과정에서 문화예술교육이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 ‘문화예술교육이 공감되고 확장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연수교육을 통한 능력개발이 필요하다’, ‘교사가 강사와 함께 협업하고, 학생들과 같이 배우고, 교육과정에도 접목시켜야 한다’ 등 다양했다. 또 ‘교육과정을 단순하게 재구성’, ‘교사들의 지속적인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소통과 나눔 필요’,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환경 조성’, ‘지역사회 전문인력(코디, 강사 등) 인프라 확대’, ‘교사-학생의 다양성 인정’, ‘교사들의 정보 교류 및 교환 수업’, ‘교사들의 욕심 덜기’, ‘문화예술교육을 편하게 만만하다고 생각하기’ 등의 이야기도 나왔다.

문화기획자로서 학교현장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하다보면 많은 생각이 든다. 문화예술교육을 외부 강사에게 의존해야만 하는가, 결국 교육은 교사의 몫이 되어야 하는데 실현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스치기도 한다. 문화예술교육에 동기부여가 안 되는 아이들, 통제가 안 되는 아이들을 보며 이것 역시 한계일까 하는 고민도 생긴다. 그러나 고민을 같이하는 교사들이 있기에 문제를 함께 나누며 새로운 문화예술교육의 가능성을 실험해본다. 문화예술교육은 전문 인력을 파견하고 대안을 모색한다고 추진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교육현장이 함께 움직여야 하고, 그 현장에 있는 교사들이 함께 고민하고 주체적으로 대안을 만들어가야 한다.

10년 전만해도 낯설던 문화예술교육이 이제 교사들의 언어로, 학교정책으로 적극적으로 들어와 있는 상황이 반갑다. 문화예술교육은 과거의 기능교육, 예술 이해교육을 넘어 다양한 논의가 지속되고 가능성을 확장할 수 있는 고민이 계속 되어야 한다. 10년 후 문화예술교육 경험을 거친 아이들이 교사가 되고 학부모가 되어갈 즈음 좀 더 나은 현실을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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