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수소자동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양평군저탄소녹색성장위원회(위원장 이향란)는 지난 22일 양평동초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정글의 법칙, 에너지 제로캠프’를 개최했다. 사전 신청한 17가족 59명이 참여해 환경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즐겼다.

이날 행사는 정해원 마을기술센터 ‘핸즈’ 대표의 ‘우리 손으로 에너지 만들기’ 강의로 시작됐다. 정 대표는 지구온난화와 1인당 소비전력량 증가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재생 가능한 태양광, 빗물 등 자연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이를 가능하게 해줄 적정기술을 소개했다.

참여 가족들은 태양광무선조정 자동차를 조립해 조별 경주를 벌이고, 태양열로 익힌 감자와 고구마 등으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으며 자연의 에너지를 실감했다. 또 자가동력 자전거로 생산한 전기로 믹서를 돌려 과일주스를 만들어 먹는 등 에너지 생산에도 참여했다.

오후 1시30분부터 위는 태양광, 앞은 풍력발전을 하는 ‘트랜스포머 에코롱롱’ 초대형버스에서 전지판이나 자가동력판이 달린 그늘막, 옷, 라디오, 손전등, 가방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체험했다.

과학실에서는 수소자동차를 직접 만들어 조정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수소자동차 원리에 대한 강의를 듣고 팀별로 증류수를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했다. 수소 연료가 자동차모형에 공급되기를 잠시 기다린 후 스위치를 켜자 자동차모형이 서서히 움직였다. 오주영(강상초 6) 학생은 “수소자동차가 아직 개발 중인 줄 알았는데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며 “수소자동차도 신기했지만 자전거 페달을 돌려 전기를 생산해 과일주스를 만들어 먹은 게 제일 재밌었다”고 말했다.

실험을 마친 학생들은 운동장으로 나와 태양광전지판을 연결해 햇빛분수를 만들고, 주변의 땔감을 이용해 깡통스토브로 저녁을 지어먹었다. 오후 9시 환경애니메이션 ‘모아나’ 감상을 마지막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쓰며 보낸 긴 하루가 저물었다.

 

<취재수첩>

"일회성 행사 예산 꼼꼼히 따져 써야"

제2기 ‘에너지 제로 캠프’는 환경보호를 위해 제정된 4월23일 ‘지구의 날’에 진행된 시기적절한 행사였다. 서울의 공기오염도가 인도 뉴델리를 앞지르기도 하는 요즘, 자연에서 얻는 친환경 에너지와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쓰는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수소자동차, 태양광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 등을 다양하게 보여준 이번 캠프의 주제는 의미가 충분했다.

문제는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가격 대비 효과를 꼼꼼히 따지는 게 당연한데 17가족이 참여하는 일회성 행사에 들인 돈이 군비 700만원과 참가비 59만원(1인당 참가비 1만원)을 합쳐 759만원이나 된다. 단순히 계산해보면 가족 당 45만원이다.

양평군은 지난 2010년 ‘양평군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조례’를 제정하고, 저탄소 녹색성장에 관한 시책 등을 자문․조정하기 위해 양평군저탄소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 산하에 사무국을 두어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 수립․추진, 기후변화 대응, 에너지․자립형 저탄소 녹색성장 사업, 그린스타트 네트워크 및 그린리더 양성, 주민들의 녹색생활 확산과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교육 및 홍보를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이번 행사가 주민들을 위한 교육 및 홍보 사업이었다면 좀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넓히고, 접근성이 용이한 확장된 공간에서 진행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양평군저탄소녹색성장위원회는 환경의 날(6월5일) 기념 양평 환경지킴이 공동체 행사, 에너지의 날(8월22일) 지구를 지키는 작은 노력 ‘불을 끄고 별을 켜다’, 차 없는 날(9월23일) 가족 소풍 물래길 걷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행사에서는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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