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퇴직공무원 기관단체 재취업해
주민들 “선거로 관피아 뿌리 뽑자”

퇴직 공무원 2명이 최근 양평공사 본부장으로 채용됐다. 지난해부터 나돌던 소문이 주변의 우려에도 결국 현실이 됐다. 김선교 군수 임기 1년을 앞두고 양평군의 고질적인 ‘관피아 인사’가 또 다시 지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29일 양평공사에 따르면 지난 22일 진행된 본부장 면접심사에서 박기선, 조대현 퇴직 공무원이 2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본부장으로 낙점됐다. 이날 면접은 공사 인사위원회가 진행했는데, 기존 8명의 위원 중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공사 내부관계자 4명이 빠지고 외부인사 4명만 면접심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환경시설 및 위탁시설을 관리하는 시설관리본부장에는 박기선 전 용문면장(5급)이, 경영 전반을 관리하는 전략기획본부장에는 조대현 전 미래특화사업단장(4급)이 뽑혔다. 이들의 연봉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기존 본부장과 비슷한 약 5000만원 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 측은 본부장 모집에 대해 “청운골생태마을, 오목골캠핑장, CCTV 관제센터, 가로등 유지보수 등 위탁관리업무가 늘고 오는 7월부터 용문산 자연휴양림, 용문국민체육센터, 쉬자파크 등도 수탁할 예정이라 이를 담당할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공사 직원 수는 지난해 초 100명에서 지난해 말 150명, 현재는 175명에 이르고 올해 말에는 200명 수준까지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직원과 업무량이 는다고 본부장 직제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게 관련 종사자들의 입장이다. 남양주도시공사의 경우 직원 수가 양평공사의 3배인 520명에 업무도 시설관리, 지역개발, 건축사업, 기반시설 확장 등 다양하지만 본부장은 2명만 두고 있다. 광주도시관리공사도 3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지만 본부장은 2명에 불과하다. 직원 수가 100명 수준인 가평군시설관리공단은 본부장 1명이고 연천군은 아예 본부장이 없다. 남양주도시공사 한 관계자는 “업무 대부분은 팀장들이 관리하는데 별 무리는 없다”며 “3명이던 본부장을 지난해부터는 2명으로 줄였다”고 말했다.

양평군의 관피아 인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군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9명의 퇴직공무원이 군 출자‧출연기관, 위탁‧직영기관, 단체 등에 취업하고 있다. 공사 본부장에 2명의 퇴직공무원이 채용되면서 이 숫자는 11명으로 늘었다. 사임한 공무원이 기관단체에서 근무하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난다.

더 큰 문제는 공무원 친‧인척들의 기관단체 취업이다. 한 주민은 “주민자치센터, 박물관, 심지어 군청과 면사무소 기간제 근로자까지 공무원 친인척들이나 친분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채용된다”며 “뿌리 깊은 관피아 인사를 없애려면 결국 선거에서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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