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의 3월은 봄이 싹트는 달이다.아직 산간 골짜기 음지에는 얼음과 눈이 있지만, 3월이면 평균 기온이 조금씩 올라가면서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 여기저기서 초록빛의 새싹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초겨울에 양평을 찾았던 겨울 철새들은 북쪽으로 날아갈 준비를 위해 더욱 활발히 먹이활동을 하고, 또 함께 큰 무리를 이뤄 수천 킬로미터 집단이동을 준비한다.3월은 양강(양평을 지나는 남한강) 강변에도 초록의 새싹들이 조금씩 올라오며 자라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3월 중순이 지나면 발목 정도까지 자라서 겨우내 갈색빛이었던 강변은 초록의 색깔로 바뀌어
겨울에만 가능한 양평여행이 있는데, 양강(양평을 지나는 남한강)을 찾는 겨울 철새들을 탐방하는 여행이다.양평은 자연환경이 잘 보전돼 있고, 양평을 지나는 남한강이 이포보부터 팔당댐까지 이어져 있어 겨울이 되면 많은 철새들이 양평을 찾아온다.양평을 찾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로 천연기념물 201호 큰고니와 천연기념물 243호 흰꼬리수리 그리고 물닭, 비오리, 흰죽지, 청둥오리가 있다.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양평을 찾아와서 이듬해 3월 초 정도 다시 북쪽 나라로 떠난다.그런데 일반 사람들은 사실 바로 눈에 보이는 강 위로 큰고니가 날
급작스러운 한파로 인해 나무마다 꽃을 가득 피워주는 가을을 빼앗긴 어느 날, 양평군에서 코로나19 상황에도 꾸준히 책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양평풀뿌리협동조합의 독서동아리 ‘책걸음’을 인터뷰했다.‘책걸음’은 최근엔 줌으로 모임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날만은 특별히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대면 모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임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는 정영수님이 들려주는 ‘책걸음’ 5년 6개월의 역사를 듣는 동안 이 모임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나 시간이 안 맞아 처음부터 함께하지 못했음이 아쉽게 느껴졌다. 같이 했었더라면 저 책들을 다 읽었을텐
양평시민의소리와 두머리부엌이 함께 하는 작물 이야기: 10월 벼논이 남아있는 동네는 익어가는 벼 덕분에 가을을 더 잘 느낄 수 있다. 풍요로운 계절의 기운이 만연하지만, 추수 직전의 벼가 쓰러지진 않을까 끝까지 날씨를 걱정하기도 한다. 공동으로 논농사를 시작한 뒷골밭 작목반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다.‘뒷골밭 작목반’은 양서면 부용리에서 공동으로 논농사를 하는 작목반이다. ‘뒷골’이라는 지명을 그대로 가져와 작목반 이름에 붙였다. 총 네 명이 노지를 공유하며 각자 밭농사를 짓고 몇 가지 공동농사를 함께 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논농사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왔지만, 낮에는 볕이 제법 뜨겁다. 이런 볕 아래에서 곡식이 익어간다고 한다. 주황빛이 도는 노란 메리골드는 가을볕을 닮았다. 싱싱한 꽃을 따서 말린 후 차로 덖으면 아주 노란 물이 우러난다. 손과 입안에 계절을 잠깐 머금을 수 있는 셈이다. 두머리부엌에 메리골드 꽃차와 오일을 납품하시는 최창숙 님을 찾아갔다.최창숙 생산자는 양평군 서종면에서 살며 집 둘레의 정원에서 다양한 꽃과 나무를 가꾼다. 10년 전부터 꽃차를 만들기 시작했고 40가지가 넘는 효소 발효액을 직접 실험하며 만들어왔다. 그는 빛을 이용해
독서동아리탐방-'주제가 있는 책읽기'가장 덥다는 기록을 경신하던 여름도 살짝 한풀 꺾여 가끔 시원한 바람을 선사해주는 지난 17일 저녁, 조용하고 아늑한 주택가 골목에서 양서다목적복지회관 2층에 자리 잡고 있는 양서면 풀씨배움터 지역아동센터를 찾았다. 도서관 독서동아리 취재차였다. 이곳 교사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일과를 마치고 독서모임을 진행한다.6명의 선생님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자신이 가져온 책을 소개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식이었고, 자신의 차례가 돼 가져온 책을 소개할 땐 두 눈이 더욱 반짝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지난 18일 용문면 동부청소년 문화의집에 위치한 ‘청년밥상 오름’이 문을 열고 주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청년밥상 오름’은 양평군이 운영하는 외식 창업 인큐베이팅 공간으로, 지난 6월 외식업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참가팀을 모집해 최종 3팀을 선정했다.이번에 선정된 ‘미미반점’,‘자이언트포’, ‘범파스타’팀은 각각 중식, 아시안, 양식 요리를 선보인다. 이들은 2022년 5월까지 보증금, 임대료, 창업교육 등의 지원을 통해 실제 창업에 필요한 지식을 얻고 메뉴를 실험하고 검증한다. 각각 참여하게 된 계기나 배경이 다
양평시민의소리와 두머리부엌이 함께 하는 작물이야기: 8월 고추빨간 고추를 널어 말리는 시기가 찾아왔다. 비가 오면 널어놓은 고추를 걷어서 옮기고 해가 나면 다시 펼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풋고추는 한여름에 입맛 없을 때도 한 입씩은 베어 먹게 되고 고춧잎으로 나물 반찬을 해도 맛이 좋다. 유기재배 고추를 키우는 박정국 농부를 찾아갔다.박 농부는 양서면 부용리에서 농사를 짓는다. 고추와 파를 주로 재배하며 농사의 규모는 작지만 알차게 키워서 스스로 지치지 않는 소농을 지향한다. 카톨릭 농부학교를 통해 농사를 시작하게 됐고 현재
2015년 가슴 아픈 신조어가 등장했다. N포 세대. 사회, 경제적 압박으로 연애, 결혼, 주택 구입 등 많은 것을 포기한 청년세대를 지칭하는 용어의 등장이었다.기존의 3포세대인 연애, 결혼, 출산 포기를 넘어서 특정 숫자가 정해지지 않고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가 됐다. 청년들이 살아가기에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연애하고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고 있는 양평 청년부부를 만나 보았다. 양평에서 청년부부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은 어떨까.Q. 두 분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허원영: 안녕하세요. 27살 대학원 준비생 허원
당밀, 유익균 넣어 발효한 생선액비 사용인큐베이터 안 씌우고 자연스럽게 키워7월의 뜨거운 태양 아래 넝쿨 작물들은 끝없이 손을 뻗으며 자란다. 애호박은 여름부터 가을 끝 무렵까지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작물이다. 특유의 달큰한 맛으로 국에도 들어가고 반찬으로도 만들기 좋다. 두머리부엌에 애호박을 내는 김병인 농부를 찾아갔다.김병인 농부는 양서면 부용리에서 토마토와 애호박을 재배한다. 자동차 정비 일을 하다 업무 특성상 맞닥뜨리게 되는 유해 물질에 염증을 느끼던 차 생명살림 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볼 생각이 있냐는 제안을 받게 된다. 2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기 전 인터뷰한 청소년과 청년들도 있어 현 상황과 맞지 않는 계획도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지난 주 초반까지만 해도 ‘이번 여름에 뭐할까?’를 신나게 계획할 수 있었는데, 다시 확산되는 코로나19의 습격에 그 어떤 계획도 확실하게 세울 수 없어져 버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평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여름은 계속되기에 청소년들에게는 이번 여름방학 계획을, 청년들에게는 여름 휴가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가족들과의 휴가, 공부, 취미활동 / 2021년 여름의 양평 청소년Q. 여름방학 계획을 알려주세요.
베이커리 카페와 수입가구 전시장으로 구성된 복합공간 ‘비아베네또(VIA VENETO)’가 지난 5월 강하면 운심리에 오픈했다.본 건물은 1층 베이커리 카페, 2층 가구전시장, 5층 옥상정원으로 구성됐으며, 3·4층은 본래 수입가구 도매 유통업체인 주식회사 대야상사의 사무실과 가구 보관실로 운영된다.경기도 광주의 본사를 이전해 양평에 새로 자리 잡은 ㈜대야상사의 한태윤 대표는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며 기존 도매시장에서 소매시장까지 구매층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래서일까? 골드 컬러의 현관문부터 내부 인테리어 제품까지 고급스러움이
지역 맞춤형 치안 서비스 제공을 목표하는 자치경찰제가 지난 1일부터 전국에서 전면 시행됐다. 자치경찰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시작된 경찰 개혁의 일환으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근거로 도입됐다.자치경찰제 도입 시 주민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으나, 일각에서는 지역의 재정능력에 따라 발생하는 치안서비스의 차이와 지방토착세력과의 유착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올해 초 72대 양평경찰서장으로 취임한 이은애 총경과 지난 15일 양평경찰
찌는 듯한 무더위의 계절이 돌아왔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는 탓에 금세 지치기 일쑤인 여름, 흑염소로 여름나기를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용문면 다문리 용문교회 맞은편에 위치한 ‘용문흑염소전문’은 말 그대로 흑염소 전문점이다. 이곳의 김성의(68) 대표는 서울시에서 소갈비, 족발 등 약 20년간 한식전문점을 운영한 외식업계 베테랑이다. 노년을 양평에서 보내는 게 로망이었던 김 대표는 양평에 들를 때마다 지금의 자리를 눈여겨봤고, 약 5년 전 이곳에 터를 잡았다.염소는 영양분 보충, 성인병 예방, 뼈 건강 및 빈혈 예방 등 효
억울했다. 갑작스런 뜨거운 열기에 겨우 익숙해질 무렵 난데없이 쇠막대기로 내 머리를 두들겨 맞았다. 그것도 연거푸 두 대를. 반사적으로 머리를 만져보니 다행히 깨지지는 않았다. 아릿거리는 정신을 겨우 추스르자 짜증 섞인 큰 목소리가 들려온다.“또 생쌀이야?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가끔씩 당하는 젓가락 폭력이 오늘 아침에 또 일어났다. 잘못은 밥솥이 했거나 물 조절을 못한 이 집 안주인이 하지 않았는가. 얼마 전에는 밥이 질어 떡이 되었다고 때리더니 분하고 억울하다. 오늘도 투덜거리며 설거지를 할 때 함부로 휘둘릴 생각을 하면 벌써
여름이 온 것을 실감하는 순간이 있다. 얇은 이불을 꺼내고 자신도 모르게 덥다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잘 익은 토마토를 먹을 때는 어떤가. 입안에서 토마토 특유의 향이 퍼지면 여름이구나 하게 된다. 지난 9일 두머리부엌에 토마토를 내시는 초필당의 김진숙, 이세훈 부부를 찾았다.부부는 양서면 양수리에서 발효농법으로 토마토를 재배한다. ‘초록이 필요한 당신’의 준말인 초필당 농장에서는 토마토를 비롯해 각종 허브류와 다육식물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작물을 생산하는 곳이 아닌 먹거리에 관한 가치를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유엔 산하기구인 세계기상기구(WMO)에서 ’지구기후보고서 2020‘을 발표했다.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표면온도가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1.2도 증가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가뭄, 산불, 한파, 홍수 등 극한기후 현상이 자주 강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극한기후는 가장 먼저 식량안보를 위협할 것이며 이미 세계인구의 10%가 식량부족 상태에 놓이게 됐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한, 인간활동에 의해 배출된 온실가스의 증가가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임을 설명하고 즉각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기후과학자들은 지구의 기
“양평에 일자리가 없어요.”, “양평은 좋은데 일하려면 외부로 나가야 해요.”, “양평에는 놀 수 있는 곳이 없어요.”청년들이 양평을 떠나는 것은 양평의 문제들 중 항상 거론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양평 청년들에게는 어떠한 일자리가 필요할까? 어떠한 놀거리가 필요할까?지난 4월 모집된 ‘청년이 바꾸는 지역 양평(이하 청·바·지)’은 많은 회의와 고민을 거쳐 5개의 동아리를 만들었다. 활동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지금, 청바지 동아리 회원들은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으며, 어떤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 4월 9일 양평 용문산관광단지 내에 카페 ‘옥이네’가 오픈했다. 2층집에 쪼고만 서점과 독서 공간, 예쁜 정원, 루프탑을 갖춘 시쳇말로 ‘갬성카페’다.정원이 딸린 2층 벽돌집에 카페를 연 이는 이명옥(45) 사장 부부다. 연극배우 아내와 시나리오 작가 겸 제작자인 남편이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과 자연을 찾아 용문에 들어온 지 3년 만에 문화복합공간을 꿈꾸며 첫 발을 내딛었다.부부가 셀프 인테리어 한 카페는 방마다 콘셉트가 있다.현관에 들어서면 오른쪽은 그림책으로 채워진 아이방이다. 건너편은 다양한 책으로 꽉꽉 채워진 거실과 눈
삼천 원짜리 고추 끈 하나 사달라고 말하는데도 사흘은 제 주위를 머뭇거리다 목젖까지 올라온 말을 제자리로 밀어 넣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다 제 무게에 겨워 넘어지려는 고추를 보고서야 당신은 선생님 앞에 선 초등학생처럼 두 손을 모으고 지평(면 소재지) 갈 일 없냐고 묻곤 했습니다. 그러면 저도 면구함에 몸 둘 바를 모르는 당신의 시선을 피해 전기세 내는 것을 깜박 잊었다는 말을 과장해서 외치며 오토바이의 시동을 걸었고 당신은 제게 3천원이 든 편지봉투를 건넸습니다.차를 두고 굳이 오토바이에 오를 때마다 저는 오토바이는 기름 냄새만 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