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관운을 타고났다’는 표현을 쓴다. 김선교 미래통합당 예비후보에게 딱 맞는 말이다. 그는 지난 2007년 한택수 당시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됨에 따라 실시한 양평군수 재선거에 출마해 보란 듯이 당선됐다. 그가 출마할 것이란 것도, 또 당선되리라고는 예상하는 이가 적었지만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시 한나라당의 유력 후보였던 강병국 씨를 근소한 차이가 누르고 군수에 당선됐다.

그후 미래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당에 입당해 내리 3선 군수를 지냈고, 이제는 5선의 정병국 의원마저 누르고 국회의원 선거 본선에 올랐다.

그와 함께 평생 공직생활을 한 동료들은 김 예비후보를 “과거에는 참 순박하고 겸손했던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면서 들려준 일화는 “월급날만 되면 막걸리를 받아다 집으로 가는 길에 노인정에 들러 동네 어르신들에게 막걸리를 직접 대접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랬던 김선교 예비후보가 언제부턴지 변했다는 소리가 들린다. “군수 자리에 오래 있다 보니 지역 어르신을 만나도 머리 숙여 인사하는 법이 없다”, “민원인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무시하더라” 등등의 평판이 지역에서 돌았다. 아마도 그가 과거에 워낙 살갑게 했던 걸 기억하고 있는 주민들 눈에는 부족해 보이는 점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가 걸어온 길을 되짚어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무소속으로 군수에 출마할 당시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담은 유인물가 나돌았고 그것이 당락에 큰 영향을 줬다고 주장하는 주민들도 있지만 다른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의 시기 어린 주장이라고 넘길 수도 있겠다.

어찌 됐든 그는 군수에 당선됐고, 자신을 군수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던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에 입당해 3선 군수까지 지냈다. 그리고 드디어, 본선 싸움보다 어렵게 보였던 미래통합당 당내경선에서 ‘배신자 정병국’ 프레임을 극복하지 못한 정 의원을 누르고 단수 공천을 받아 본선에 올랐다.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딛고 여기까지 온 그의 모습은 과연 ‘입지전적’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선거를 한 달 남겨둔 지금, 그에게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발단은 지역신문 기자가 올린 기사에서 시작됐다. 그는 자신에게 불리한 기사를 작성하고 이를 평소대로 SNS에 올린 지역신문 기자를 고소하는 한편, 양평과 여주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에게 보도 자료를 통해 이 사실을 알렸다.

이 같은 행동은 언론인들에게 불쾌함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대다수 기자들이 ‘앞으로 나에게 불리한 기사를 쓰면 고소 당할 각오를 하라’는 압력으로 느꼈다고 한다. 실제로 지역의 한 기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런 행동을 하는 그의 모습에 “‘이 기사를 써야 되나? SNS에 올렸다고 나도 고소 당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의 이런 행동은 ‘언론을 우습게 여겨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관운을 타고난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만약 그가 금배지라도 달게 된다면 그의 오만함은 과연 어느 정도까지 표현될까? ‘의전왕’이라고 불렸던 황교안 당대표를 능가하지는 않을까?

다행스럽게도 양평·여주지역 언론인들의 기개는 살아 있어, 곧바로 김 예비후보에게 고소 취하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인들은 동참을 거부했다. 각자의 속사정은 있겠지만 권력에 기생하는 언론인이 ‘오만한 정치인’을 만든다. 김 예비후보가 이번 사태를 넘기려면 언론관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운’이 아닌 ‘됨됨이’로 선택받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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