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직원 ‘일탈’ 알아보겠다던 이사장,
확인도 않고 조치도 없이 방조로 일관

“책임질 사람은 아무도 없고
직권 행사하려는 데만 몰두”

 

(재)세미원을 대표하고 대표이사 임명권한을 가진 김성재 이사장이 세미원 파행 운영을 인지하고도 방조로 일관하고 있어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김선교 군수는 이훈석 대표이사의 예산 오남용으로 촉발된 감사원 감사 등 세미원의 파행 운영과 부정·비리 등이 드러나자 세미원을 골칫덩어리로 여기고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김성재 이사장은 지난 9일 본지와 한 인터뷰에서 “(세미원 일부 간부직원의 일탈행위 등에 대한) 사실관계를 사무국장을 통해 파악해보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스스로 공언한 지 일주일이 지난 16일 현재까지도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과 연락을 취하기 위해 수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또 기노준 세미원 사무국장은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더 이상의 취재를 거부했다.

김 이사장이 당초 파악해보겠다고 한 세미원의 파행운영 사례와 간부직원의 일탈은 여럿 있다.

먼저, 세미원은 국비 보조금 중 일부를 당초 사업 취지와 무관하게 사용하고 있다. 지난 4월 고용노동부의 일자리창출 보조금으로 8000만원을 지원받은 세미원은 군내 경력단절여성과 다문화가정여성을 대상으로 식물공예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교육하고 있다. 문제는 세미원이 강사 외에 2명의 계약직 직원을 채용했고, 이 가운데 1명을 이훈석 대표이사의 운전 수행비서로 맡긴 점이다.

고용노동부 지역산업고용정책과 주무관은 16일 “해당 계약직 직원의 업무 대부분이 기관 대표이사의 수행비서 일이라면 본래 사업 취지와 맞지 않다”며 “일차적으로 해당 지자체에 관리감독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또, 기노준 사무국장은 세미원의 현 이사에게 차기 대표이사직을 제안하는 등 월권을 하고 자신의 직무범위를 넘어 대표이사 선출에 간여했다. 기 국장은 이와 함께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할 추천위원회 구성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원 직제에서 사무국장 다음으로 서열이 높은 김금옥 경영지원팀장의 경우도 기 국장과 다르지 않다. 2014년 연꽃박물관 유물등재 당시 목록에 없는 유물을 다른 것으로 대체해 서류를 만들도록 지시했다는 게 전직 직원의 증언이다. 또, 김 팀장은 공무원에 준하는 인사규정을 적용받는 세미원에서 다른 사업체의 대표이사를 겸업하고 있는데도 이 역시 회사 안에서는 물론 이사회에서도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세미원의 한 현직 임원은 “감사원 감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파행운영이 계속되는데도 누구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이 없다”며 “사무국장은 대표이사 인사에 개입하고, 노동조합 탈퇴를 종용하는 등 월권을 행사데만 몰두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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