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 시민들 촛불집회

지난 11일 오후 6시30분, 양평역 앞 광장에서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는 양평주민들의 마음을 담은 촛불이 밝혀졌다.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이 "박근혜는 하야하라"라고 적힌 손푯말을 들고 있다.

양평군내 시민단체들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지역위원회, 노동조합 등이 연대한 ‘양평비상국민행동’이 주관한 이날 집회에는 300여명의 주민들이 참가했다. 교복을 입은 학생과 아이를 등에 업은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았다는 점이 이전 집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집회는 그다지 특이한 점은 없었고, 내용은 오히려 좀 식상하기까지 했다. 집회는 야3당 지역위원장들의 지지발언과 이서연(조현초) 학생의 바이올린 연주, ‘양평바꿈세’ 엄마들의 율동 공연에 이은 시국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조훈희(양평고) 학생의 자유발언과 “이런 시대를 만든 부끄러운 어른이 사죄의 뜻으로 학생들에게 문화상품권을 나눠주고 싶다”던 이대형 정의당 부위원장의 성대모사가 눈길을 끌었을 뿐 그 밖에는 평이했다.

300여명의 시민들이 차가운 양평역 광장에 앉아 지지연설을 듣고 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집회에 참석한 양평주민들은 끝까지 집회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24일 jtbc의 ‘최순실 태블릿PC’ 보도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실체가 드러난 후 무너진 가슴이, ‘이러려고 이렇게 열심히 살았나’하는 자괴감이, 반드시 내 손으로 박근혜와 그 부역자들을 심판하겠다는 분노가, 이번 일을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정의가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희망이 붙들고 놓아주질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는 한 촛불집회는 계속될 것이고, 주민들은 양평역 광장에 또 모일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민중총궐기 100만명 중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외칠 것이다. 이 외침을 막을 수 있는 권력자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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