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연꽃식재 사업비 횡령의혹 등 이어
신원리 수장고·이훈석 대표이사 자택 조사
고가 구입 소나무 등 세한정도 감사 대상에

후임 대표이사 추천절차 착수 

 

이훈석 (재)세미원 대표이사의 세미원 예산 횡령 의혹 등을 중심으로 실시했던 감사원의 감사 범위가 세미원 시설물인 세한정과 연꽃박물관 수장고쪽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미원은 감사가 본격적으로 2라운드에 돌입한 것으로 보고 있어 감사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난 19일 군과 세미원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최근 양서면 신원리 연꽃박물관 수장고와 이훈석 대표이사의 사택에 들어가 독도 관련 유물과 골동품 등을 확인했다. 연꽃박물관 수장고는 그동안 이 대표이사의 ‘개인 창고’로 지목됐던 곳이다.

감사원은 또 지난 19일 세한정의 사업비와 회계자료 제출을 세미원에 요구했다. 양평군은 지난 2013년 8월 총사업비 19억6000만원을 들여 추사 김정희의 그림 세한도를 재현한 세한정을 준공했다.

세한정에는 세한도에 나오는 노송과 닮은 소나무가 식재돼 있다. 이 대표이사는 지난해 본지와 한 통화에서 “전국을 찾아다닌 결과 세한도에 나오는 노송과 닮은 소나무를 찾았다”며 “1억원 넘는 돈을 들여 그 소나무를 구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준공 당시 세한정은 사업비가 과다 책정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기와집 한 채와 마당에 깐 판석과 잔디, 담장, 소나무, 잣나무 몇 그루가 전부인데 20억원 가까이 소요될 리 없다는 것이다. 또 추사가 위리안치된 유배지의 쓸쓸한 모습과 세미원의 말끔한 ‘선(禪) 정원’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은 지난달 5일 실시한 예비감사에서 세미원이 연꽃 식재 사업비로 지출한 2076만원과 직원성과급 중 700만원이 이훈석 대표이사에게 흘러간 경위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지난달 12일부터는 본 감사에 착수해 회계 내역과 운영사항 전반을 살폈다.

감사가 세미원의 회계부실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이라는 이야기가 세미원 안팎에서 나오면서 감사는 이대로 종결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감사원이 수장고와 이 대표이사의 사택, 세한정 사업내역과 회계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감사가 확대되는 양상이다. 세미원 한 관계자는 “감사가 다음달 중순께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한편 세미원은 이훈석 대표이사의 임기가 오는 12월28일 만료됨에 따라 지난 12일 양평군에 대표이사 추천위원회 구성을 위한 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추천위원은 이사장(김성재 부군수) 추천 3명, 군의회 추천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이 대표이사는 재단법인 출범 다음해인 2013년 2년 임기의 대표이사로 취임해 한 차례 연임했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