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상인과 합의 없이 양평시장 보행로에 대리석 설치
상인들 “일방통행 후 매출 반토막… 지장물로 죽일 셈”

군 건설과, 상인들과 불통… ‘일방행정·졸속업무’ 비난

양평군이 상인과 합의도 없이 양평물맑은시장 보행자도로에 대리석으로 된 지장물을 설치해 상인들로부터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상인들은 “일방통행 후 매출이 반토막이 났는데 군은 이런 상황은 고려치도 않고 우리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대리석을 설치했다”며 “당장 지장물을 철거하고 일방통행도 양방향통행으로 되돌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평군이 지난 19일 새벽 양평물맑은시장 보행자도로에 전격적으로 대리석 지장물을 설치했다.

군 건설과는 지난 19일 새벽 1시부터 양평물맑은시장 일방통행로의 보행자도로에 길이 1m, 높이 70㎝, 폭 50㎝ 가량 크기의 대리석 지장물을 수십여개 설치했다. 건설과에 따르면 시장길 보행자환경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2일 일방통행이 시행된 후 보행자도로가 주차장화 되는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불법주정차를 금지하고 보행자의 휴식을 위해 취해진 조치다. 이 지장물은 차량이 주차할 수 없을 정도의 간격으로 설치됐다.

19일 아침 지장물이 설치된 것을 본 상인들은 경악에 찬 불만을 쏟아냈다. 한 상인은 “아침에 나와 보니 웬 대리석이 설치되어 있어 놀랐다. 군이 사전에 일언반구도 없이 이런 일을 벌였다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아연실색했다. 또 다른 상인은 “불법주차 문제가 심각한 점은 인정하지만 어떻게 상의 한마디 없이 일을 진행하냐”며 “당장 철거하지 않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군을 강하게 비난했다.

상인들은 이날 군 담당자와의 현장면담을 요청해 오후 4시 롯데리아 사거리에서 만남이 이뤄졌지만 정작 군 건설과 관계자들은 불참했다. 이 자리에는 김승호 읍장과 이금훈 교통과장, 지역경제과 주무관 등만 나왔다.

상인들은 군 공무원들에게 대리석 지장물을 당장 철거할 것과 일방통행 폐지도 요구했다. 한 상인은 “군이 처음부터 우릴 무시하더니 오늘도 결국 대화를 거부했다”며 “일방통행 후 군이 상가의 매출을 조사한 적도 없다. 그리고는 일방적으로 지장물을 설치했는데 이런 정신 나간 일처리는 누굴 위한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은 사업을 진행하기 전 시장상인회와 이장들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주장했지만 이 자리에 나온 고건덕 상인회장과 양근리 이장은 “그런 적 없다”며 군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승호 읍장은 “건설과에서 어떤 통지도 받지 못했다”며 “건설과 관계자들에게 주민들의 의견을 전하고 최대한 빨리 사태해결을 할 수 있도록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군 건설과 관계자들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업무시간을 마칠 때까지 연락을 시도했지만 결국 통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군의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업무처리가 또다시 주민들의 공분을 사는 가운데 시장길에 설치된 지장물을 군이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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