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구문경 행복돌봄과장>

무한돌봄센터‧행복돌봄의 날·달행이 견인

사회복지직 25년 베테랑… 모두 손 거쳐

구문경 행복돌봄과 과장은 ‘인심 좋은 옆집 아줌마’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졌다. 넉넉한 몸매에 푸근한 미소, 부드러운 말투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속내를 털어놓게 하는 마력이 있다. 양평에서 나고 자랐고, 첫 부임지도 양평이었던 구 과장은 25년간 사회복지직에 근무한 베테랑이다. 무한돌봄센터, 행복돌봄의 날, 달행이 등 군이 자랑할 만한 복지사업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대다수 군의 사업이 중앙정부에서 하달되는 것을 따르지만 복지사업은 반대로 2~3년을 앞서나가며 모범사례로 뽑힌다. 그가 추구하는 복지사업을 들어봤다.

-정부가 지난해 하달한 복지정책의 핵심인 ‘찾아가는 민‧관 합동 복지서비스’를 이미 양평은 2013년부터 진행했다. 그 배경은?

“크게 두 가지 지역적 특성에 기인한다. 그 하나는 늘어나는 노인인구인데, 자식이 떠나 홀로된 주민과 외지에서 온 분들에게 실질적이고 복합적인 복지서비스를 해야 하는 당위성이고, 또 하나는 양평이 너무 넓다보니 직접 찾아가야하는 점이 대두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한돌봄센터를 만들었고, 행복돌봄의 날을 기획했다. 하지만 이로써도 부족해 리단위까지 확산한 것이 ‘달행이’라는 사업이다. 물론 이런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지역 봉사단체의 협력 덕분이다. 행정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민간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다. 다시 한 번 봉사자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일련의 사업을 통해 달라진 점은?

“마을 리더들의 변화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개인적으로 마을만들기의 기본이 ‘복지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장, 노인회장, 새마을지도자 등이 복지사업과 교육을 통해 점차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쌀과 연탄을 주는 것에서 벗어나 그 사람의 내면을 살피고, 상황에 맞는 돌봄을 고민한다. 실제로 ‘달행이’를 시행한 후 복지사각지대에 있던 유소견자들이 많이 발굴됐다.”

그가 말하는 ‘복지공동체’란 이웃이 이웃을 돌본다는 취지하에 마을 주민들이 서로를 돌보고 도움을 주는 것을 뜻한다.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사례가 있다면?

“SBS 방송으로 소개되기도 한 사연인데, 30대 초반 양동면에 홀로 내려온 한 여성분이 30년 동안 마을에 살면서 점차 홀로 고립되어 몇 년 전부터는 산속에서 움막을 짓고 살아왔다. 시스템에서는 이 여성이 어떤 대상자로도 등록되지 않았고, 마을에서도 이분으로 인한 분란이 없었기에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그러다 지난 겨울 걱정이 된 마을 이장이 방송국에 제보해 군과 함께 밀착취재를 했는데, 정신질환이 있으셨다. 방송이 나가면서 가족도 찾았고, 암이 발견되어 현재는 가족 곁에서 치료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사례는 종종 발견된다. 시스템이 빠뜨린 대상자를 마을주민들이 받쳐준다면 아주 촘촘한 그물망이 형성될 수 있다.”

-향후 군의 복지정책 방향은?

“현재 시스템을 완성된 형태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찾아가는 복지, 보건복지통합서비스, 민관협력 세 꼭지를 중심으로 읍면 복지허브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각 읍면단위 행복돌봄추진단이 올곧게 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른 방향의 사업형태를 고민하기 보다는 현재 리단위로 찾아가는 ‘달행이’. ‘희망의 집 릴레이’, ‘틈새복지 발굴’ 사업 등의 내실을 다지고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자원봉사단체와 봉사자들, 마을 리더들이 복지사업의 주체로 나서는 것을 보고 관이 할 일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도 있지만, 아무리 많은 예산과 인적지원이 있어도 함께 살고 있는 마을주민들의 도움 없이는 결코 제대로 된 복지사업을 펼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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