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로 정한 관리‧감독 ‘전무’
양평공사 ‘군납 사기’당하고도 출자출연기관 관리규정 안지켜

지난 7월부터 본지가 보도한 세미원 관련 사태로 이훈석 대표이사의 사직서 제출, 감사원 감사 및 경찰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세미원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양평군은 아무런 대책이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양평공사의 132억원 군납 사기사건으로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관리소홀이 도마에 올랐지만 또다시 세미원 사태를 맞음으로써 군의 무책임한 행정과 업무소홀이 여실히 드러났다. 더구나 군 조례인 ‘양평군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에 명시된 관리감독 규정을 하나도 지키지 않아 담당 공무원들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세미원 사태의 근본적인 책임은 관리감독을 못한 양평군에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은 양평군의회가 지난달 29일 세미원 현장점검 시 브리핑을 받고 있는 모습.

군이 지난해 11월 제정한 ‘양평군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군은 세미원과 양평공사 등 출자출연기관은 운영심의위원회를 구성해야 하고, 이 위원회는 출자출연기관 임원에 대한 해임 또는 해임 요구, 경영실적 평가, 경영진단 및 조치 등의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

또 이 조례는 군수가 기관의 대표이사와 성과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평가해야 하고, 평가를 토대로 임직원의 임금을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또 기관에 대해 매년 경영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군은 이 조례에 명시된 내용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세미원 담당부서인 관광진흥과 김윤중 과장은 “조례가 지난해 말 제정됐고, 올해는 경영평가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지만, 이미 상위법인 ‘지방자치단체 출자ㆍ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 2014년 만들어졌음을 감안하면 지난해부터 법적용이 이뤄져야 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재)세미원의 이사장인 부군수와 당연직 이사인 김윤중 과장, 양서면장 등 공무원들은 이사회를 통해 세미원 운영 전반을 보고받을 수 있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특히 이훈석씨가 (사)우리문화가꾸기회와 진행한 ‘독도사업’도 그대로 방치했다. 이훈석씨는 지난달 5일 기자회견장에서 밝혔듯이 지난해부터 독도사업에 매진했다. 당연히 세미원 업무는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미원 이사진은 이씨에게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았다. 더구나 이씨가 세미원 내 사무실까지 (사)우리문화가꾸기회의 독도사업팀에게 내줬지만 군과 이사회는 이를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김윤중 과장은 “세미원의 모든 사업을 사사건건 감시하는 것은 출자출연기관 설립 취지에 많지 않는다”며 “하지만 일정규모 이상의 사업비를 쓰는 경우에는 군에 보고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 세미원에 더 이상의 운영비 지원은 없고 다만, 시설비를 지원하는 경우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답변은 세미원 사태를 책임지는 것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군은 출자출연기관 관리감독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문제점을 도출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대안이 나올 수 있다. 물론 그 이전에 군은 세미원 사태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군민 사과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김선교 군수 등 공직자들은 “감사원 감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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