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특위서 3회 추경예산 대규모 삭감했다
본회의서 다시 부활… “누워서 침 뱉은 격”

양평군의회(의장 이종식)가 제3회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막장드라마를 연출했다. 예결특위에서 28개 항목 15억원을 삭감했다가 본회의에서 스스로 이의를 제기해 10개 항목 5억6000만원을 감액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군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권위를 실추시킨 군의회를 향해 “7대 군의회는 더 이상 답이 없다”며 허탈해하고 있다.

양평군의회 예결특위 위원들이 지난달 30일 3회 추경예산안 심의를 하고 있다.

군의회는 지난달 29~30일 제238회 임시회 예산결산특위를 열어 3회 추경예산안을 심의했다. 송만기 위원장은 특위기간 내내 “이번 추경예산 심의는 이전과는 달리 계수조정에서 집행부의 추가 설명 없이 의원들의 결정만으로 진행할 예정이니 집행부는 예산안 설명에서 주요한 내용은 충분히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예산안 설명을 듣고 계수조정에 들어간 예산특위는 이전과는 달리 2시간이 넘는 시간을 들여 28개 항목 약 1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삭감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은 의견마찰을 빚으며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다.

결국 가로변 화단 설치공사 등 읍면예산 9개, 양평공사, 친환경로컬푸드 지원금 등 친환경농업과 6개, 아신갤러리 주차장 공사 등 문화체육과 4개 등이 삭감됐다.

7대 군의회가 올해 1~2회 추경에서 단 하나의 항목 1억5000만원만 삭감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결과를 내놓자 집행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예결특위의 이번 결정은 지난 4일 열린 본회의에서 뒤집어졌다. 송만기 위원장은 본회의에서 스스로 이의를 신청해 특위에서 결정했던 3회 추경예산안 삭감내역 수정안을 제출했다. 수정안은 예결특위가 삭감했던 읍면예산 9개 항목 등 18개 항목을 다시 부활시켜 10개 항목 5억6000만원만 삭감시켰다.

삭감 항목은 △홍보감사담당관 양평군 브랜드 홍보영상 광고료 5000만원 △문화체육과 아신갤러리 주차장 공사 3500만원 △아신갤러리 어울림 한마당 지원사업 2000만원 △회계과 이동형 스탠드 광고판 설치 2000만원 △친환경농업과 양평공사 지원(농산물세척탈피시스템설치사업) 2억원 △양평공사 지원(저온저장고설치사업설계용역비) 6000만원 △양평친환경로컬푸드 확대(운영비) 8000만원 중 3000만원 △양평친환경로컬푸드확대(직매장보수공사) 5000만원 △환경관리과 트레일러형 이동식 화장실 구입 6000만원 △전략기획과 청사 건강계단 조성 사업 3500만원 전액삭감 등 모두 5억6000만원이다.

군의회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킨 이번 사건은 자신들의 주요 업무인 예산안 심의를 대하는 의원들의 자질에 문제가 있음을 명백히 보여줬다. 집행부가 상정한 예산안 중 선심성 예산이거나 군 발전에 기여하기 어려운 경우, 시기상 부적절한 사업 등이라 판단할 때 삭감조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군의회는 이런 원칙을 세우지도, 지키지도 못했다.

송만기 의원은 “집행부가 예산안 자료제출과 설명이 많이 미흡했다는 의원들의 의견이 많아 예결특위에서 대규모 삭감조치가 있었다. 하지만 집행부와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수정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주민 A씨는 “군의회가 무원칙하게 예산을 심의하는 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본회의에서 예결특위의 결과를 뒤집은 이유를 분명히 해명하고 군민에게 사과해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군의회는 임시회를 마친 다음날인 5일 미국 로스엔젤레스 등 7박9일 일정으로 해외선진지 견학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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