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결혼 후 이훈석 대표가 아내 퇴사 종용…
정규직 전환 약속 믿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
부조리 직언하자 횡령혐의로 고발하겠다니…
지금껏 묵묵히 견뎌준 아내에게 제일 미안”

 

“이훈석 대표를 위해 열심히 일한 대가가 이런 것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세미원 비정규직 사원 A씨는 이훈석 대표를 향한 심한 배신감에 몸을 떨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세미원에서 인생의 반려자와 곧 태어날 아이와 함께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던 30대 가장은 부부가 함께 직장을 잃은 충격은 둘째 치고 졸지에 범법자로 몰리는 지경에 처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는 현재 아내와 100일 된 아이를 지방의 본가에 두고 혼자 양평에 남았다.

A씨는 지난해 8월 (재)세미원의 1년 계약직 사원으로 입사했다. 대학에서 원예학을 전공해 세미원의 수생정원과 조경 일을 담당했다. 그가 세미원에서 인생의 반려자를 만난 건 이 무렵이다.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정규직 사원으로 입사한 B씨와 미래를 약속했고, B씨가 지난해 9월 아이를 가진 뒤로는 일도 더욱 열심히 했다.

그러나 둘의 행복은 오래 가지 않았다. A씨는 “이훈석 대표가 한 직장에서 저희 둘이 같이 근무할 수는 없다면서 저의 정규직 전환을 조건으로 B씨의 퇴사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A씨와 결혼을 앞둔 B씨로서는 남편이 될 사람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믿고 고민 끝에 이 대표의 권유를 받아들이고 퇴직을 결정했다.

A씨는 올해 1월부터 이훈석 대표이사가 상임이사로 있는 (사)우리문화가꾸기가 추진하는 독도 일 전반과 회계업무를 맡기 시작했고, 이훈석 대표를 수행하는 일도 겸했다. 한마디로 이 대표의 사내 측근이 된 것이다.

세미원 수련문화제

그는 “당시만 해도 이 대표의 뜻에 공감해 존경하는 마음으로 주말, 휴일 없이 거의 매일 자정 무렵 귀가하다시피 일을 성심성의껏 열심히 했다”며 “출산을 앞두고 밤늦도록 혼자 집을 지킨 아내는 힘든 내색 하나 없이 맞아줘 미안하고 고마웠다”고 회고했다.

이런 A씨가 이 대표의 눈 밖에 난 건 전혀 뜻밖이었다. 그는 “우리문화가꾸기의 업무를 보면서 예산이 엉뚱한 곳에 쓰이는 등 부조리들이 많이 드러났다”며 “이건 아니지 싶어 이 대표에게 ‘더 이상 이러시면 안 된다’는 취지의 직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 때부터 시작됐다.

경기문화재단 출연금 등 올해 우리문화가꾸기에 배정된 예산은 3억3000만원이다. A씨는 “이미 사용목적 등이 구성된 예산을 다른 식으로 사용하라는 이 대표의 지시를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다”며 “더 나아가 이렇게 비정상적으로 사용한 예산 목록을 별도로 작성할 것을 지시해 이를 거부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를 향한 A씨의 배신감이 더욱 극에 달한 건 ‘돈가방’ 사건이다. A씨는 “어느 날 우리문화가꾸기의 예산 중 일부를 이 대표의 지시로 그의 가방에 넣어줬다”며 “그런데 이제 와 이 대표는 ‘돈가방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면서 되레 저를 횡령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하면서 전화로 욕설을 하기도 해 너무 어이가 없다”고 했다.

A씨는 “너무 괴롭고 화가 나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이 대표의 부조리를 모두 진술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결부돼 있는데다 이 대표에 대한 마지막 예우 차원에서 이를 실행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일에 힘들어 할 때 과일도 사주시고 격려해준 점은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부정과 비리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이제라도 이 대표께서 저를 더 이상 건드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이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28일 이훈석 대표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그만큼 (보도)했으면 됐지 더 이상 뭘 확인할 게 있느냐. 알아서 마음대로 쓰라”며 답변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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