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기업은 뒷전, 문화공연에 치중
장소‧예산 문제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아

주민 아닌 기획사에 맡기는 일처리 변해야

다음달 7~9일 용문산관광지에서 열리는 ‘2016 사회적경제 나눔장터’ 행사가 장소와 예산 사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양평군이 주관하는 행사가 주민 의견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군과, 군이 선정한 기획사의 일방적인 기획에 따라 진행되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사회적경제 나눔장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다. 행사의 취지는 군내 사회적경제 기업 생산품 홍보, 유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의 판로 개척, 사회적경제의 건전한 육성과 자립기반 마련 등이다. 지난해 17개 업체가 참가했고 올해는 군내 24개, 경기도 5개 업체 등 29개 업체가 참가한다.

지난해 열린 나눔장터의 모습. 세미원을 찾는 관광객을 행사장으로 유치하려고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열었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해 행사는 9월 중 6일간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열렸다. 세미원을 찾는 관광객을 행사로 유치한다는 목표였지만 이 계획은 실패했다. 6일간 8000여명의 관광객이 행사장을 찾았지만 정작 관심을 보인 사람은 별로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에 쓴 문화공연 비용도 문제가 됐다. 전체 예산 7000만원 중 문화공연에 사용한 비용이 2769만원으로 39%를 차지한 반면, 홍보비용은 800만원으로 11%에 불과했다.

평가를 통해 이런 문제점들이 군 담당자에게 전해졌지만 올해도 상황은 그리 달라지지 않았다. 올해 행사를 여는 장소는 용문산관광지다. 이마저도 관광객의 주 보행로가 아닌 무대가 있는 곳에서 열린다.

행사에 참여하는 한 협동조합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은 지역내에서 먼저 기반을 잡아야 하는데 행사 참여 대상을 외부 관광객으로 잡는 것은 부적절하다. 양평의 전통시장 등 지역민이 밀집하는 곳에서 행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군 특화도시개발과 기업유치팀 관계자는 “장소 선정에 많은 고심이 있었다. 전통시장도 고려 대상이었지만 가능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예산 문제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올해 행사 예산은 지난해보다 1000만원이 늘어 8000(도비 50%, 군비 50%)만원이다. 이 중 문화공연 비용은 2500만원으로 31% 비중을 차지하고, 홍보비용은 1540만원으로 19%를 차지한다. 이마저도 행사 준비를 위한 사전모임에서 참여단체들의 요구가 있자 500만원을 추가로 배정한 것이다.

주민들의 문제제기에도 개선이 되지 않는 것은 행사를 치르는 군의 업무방식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군은 이번 행사 기획사를 공개입찰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선정한 뒤 업체가 세운 기획안을 토대로 주민들과 사전만남을 3차례 가졌다. 이 만남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우리의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참여여부를 확인하고 행사진행을 통보하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장소와 예산문제가 조심스럽게 거론됐지만 홍보예산만 500만원이 추가로 배정됐을 뿐이었다.

군 담당자는 “행사에 주민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제 두 번째 하는 행사”라며 “내년 사회적기업지원센터가 설립되면 이곳을 통해 주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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