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성과급 700만원, 대표이사에게

‘셀프 평가’하고 성과급심사도 생략

“2000만원어치 연꽃은 또 어디로…”

양평군이 출연한 (재)세미원(이사장 김성재 부군수·대표이사 이훈석)에 대한 비리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직원들이 받은 성과급의 일부가 대표이사에게 건네졌고, 성과급 심사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근무성적평점을 직원 스스로 매겨 ‘성과급 셀프지급’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업체에게 2000만원을 주고 샀다는 연꽃은 정작 세미원 어디에도 없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어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

23일 세미원과 복수의 제보자 등에 따르면 세미원은 지난해 11월 직원 3명에게 성과상여금 1179만여원을 지급했다. A차장 520여만원, B과장 380여만원, C주임 260여만원 등이다.

의혹의 핵심은 A차장과 B과장의 성과급 가운데 700만원이 이훈석 대표이사에게 건네진 점이다. 세미원 규정집에 따르면 성과급심사위원회를 열어 대상 직원에 대한 지급순위와 금액을 의결해야 하는데도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근무성적평점을 대표이사가 아닌 해당 직원이 스스로 매긴 정황도 확인됐다. ‘대표이사 평가표’ 서식에 대표이사의 서명이 없고, 성과급심사위원회 명단에는 이훈석 대표이사 혼자 기재돼 있다. 이마저도 이 대표이사의 서명이 없다.

이 대표이사는 24일 “마이너스 통장으로 두 달간 4000만원을 쓸 정도로 (사)우리문화가꾸기회가 추진하는 독도 관련 연구에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700만원을 빌려준 것이고, 향후 기업 스포서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면 돈을 갚을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 당시 성과급심의위원회를 열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표이사가 직원 성과급 중 700만원을 빌렸다고 밝힌 것과 달리 정작 해당 직원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의혹의 불씨만 커지고 있다. B과장은 24일 “작년 11월 성과급을 받았지만 이 대표이사에게 돈을 건넨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와 함께 세미원이 2000여만원을 주고 구입했다는 연꽃이 정작 세미원 정원 내에 없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익명의 한 제보자는 “세미원은 올 봄 무렵 한 업체로부터 2000여만원 어치의 연꽃을 구입하고 돈을 지출한 사실이 있으나 어찌된 일인지 그 연꽃들은 현재 세미원 정원 어디에도 없다”며 “실제로 구입하지 않는 연꽃을 구입했다고 꾸민 뒤 2000만원은 누군가에게 흘러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이사는 “그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는데… 한번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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