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현대문명을 건설하는데 사용된 에너지는 화석연료이다. 화석연료는 동식물의 유해가 지하 깊은 곳에서 퇴적되고 오랜시간 열과 압력을 받아 생성된다. 화석연료에는 석유, 석탄, 셰일가스, 천연가스, 메탄하이브레이드 등이 있다. 석유와 천연가스는 탄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이다. 동식물이 죽으면 몸을 이루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분해되고 열과 압력으로 변성되어 액체와 기체상태의 탄화수소화합물이 만들어진다.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셰일가스는 퇴적암인 셰일층에 갇혀있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의미한다. 석유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대표적인 생물은 유공충(Foraminifera)이라 불리우는 단세포 원생동물이다. 유공충은 석회질 껍데기에 구멍이 난 방들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방은 서로 연결되어 물이 드나들며 물질을 교환하거나 부력조절에 사용된다. 퇴적된 유공충의 껍데기는 석회석이나 분필의 재료로 활용된다.

약 1억년전 따뜻한 바다에는 유공충과 같은 원생동물들이 엄청난 규모로 서식하고 있다. 유공충들이 대량으로 퇴적되어 액화되면 석유가 된다. 그래서 석유시추를 할 때에는 개발에 앞서 유공충 화석의 분포밀도를 측정하여 그 지역의 매장량을 조사한다. 중동지역은 유공충의 퇴적물이 많았던 테티스해 주변 지역에 위치하여 오늘날 석유수출국이 될 수 있었다.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피라미드도 유공충의 퇴적물인 탄산칼슘을 조각한 것이다. 공룡과 같은 육상동물들은 수가 적고 죽은 후 곧바로 부패하기 때문에 석유가 되기 어렵다, 육상식물 역시 일부는 석유가 되지만 대부분은 석탄으로 변한다.

유공충(사진=영국지질조사국)

석탄은 식물이 늪지대와 같이 부패하기 어려운 곳에 매몰되어 다른 성분들은 빠져나가고 검은 탄소만 남은 것이다. 약 3억년 전에는 나무의 질긴 섬유질을 분해하는 미생물이 없었기 때문에 석탄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메탄 하이브레이드는 메탄성분의 천연가스가 얼어있는 것이다. 주로 고압 저온의 환경인 수심이 깊은 바다 밑에 보존되어 있다. 따라서 한반도에는 동해에 매장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메탄은 생물체의 유해가 변성되거나 메탄생성균에 의해 부패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다. 메탄생성균은 산소를 싫어하는 협기성 고세균으로 분류된다. 고세균들은 산소를 피해지하 깊은 곳이나 심해의 열수분출공에서 살아간다. 화석연료의 사용이 기후변화나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지만 인류문명에 기여한 소중한 에너지임은 부정할 수 없다. 이처럼 인류는 고세균이나 유공충과 같은 원시 생명들에게 오래 전부터 빛을 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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