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2012년 5월 사업제안서 제출…폐선로 사업관리이력서에 드러나
양평미협 관련 정황도 포착돼

양평군이 진행한 ‘폐선로 터널 관광자원화 사업’이 2011년 10월부터 시작됐고, 첫 사업제안서가 2012년 5월에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양평군이 작가들의 터널뮤지엄 기획안을 베껴 사업을 추진했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졌다.(본지 8월18일자 1면 보도) 또한 이 사업에 양평미협이 관여했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군의 폐터널 관광자원화 사업에 대한 의혹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군이 2014년 작성한 ‘폐선로 터널 관광자원화 사업 정책실명제 사업관리이력서’에서 드러났다. 이 이력서에 따르면 사업의 시작은 2011년 10월부터다. 2011년 10월3일 중앙정부가 4대강 사업의 일환인 자전거도로 사업과 관련해 남한강 폐선로내 터널을 활용한 관광자원화 사업의 검토를 요청했고, 당시 녹색성장사업과 이진수 과장을 비롯해 이인수 팀장, 김찬수 주무관, 김영식 부군수, 김선교 군수 등이 이를 검토했다. 이후 2012년 5월8일 군은 폐선로 관광자원화 조성 사업 제안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이때는 인사이동에 따라 녹색성장사업과장이 이주웅, 담당 주무관이 구자림으로 변경됐다.

이후 2013년 3월6일 세부계획안이 수립된 후 계약심의위원회 구성(2013년 3월27일), 사업 공모(2013년 4월1~9일), 사업 설명회 개최(2013년 4월10일) 등으로 사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군은 이력서에 나타난 사실을 막무가내로 잡아뗐다. 당시 이 사업을 추진한 이인구 현 도서관장(당시 녹색성장팀장)은 지난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난 그런 사실을 전혀 모른다. 2012년 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안이 와 직접 제안서를 만들고 추진한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이 도서관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공문서인 ‘정책실명제 사업관리이력서’가 잘못 기재된 것으로 이는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 당시 이 이력서를 작성한 주무관은 “전임자의 설명과 당시 회의기록 등을 토대로 사실만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이력서대로라면 이 도서관장이 주장하는 “작가들이 제안한 기획서는 몰랐다”는 말이 거짓임이 드러난다. 이미 군은 2012년 5월 이 사업의 최초 제안서를 작성했는데, 당시 담당 팀장이 바로 이 도서관장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2012년 2~8월 김선교 군수, 문화체육과, 녹색성장사업과 등을 찾아가 이 기획서를 제안‧설명했다. 그런데 당시 이 사업의 주무부서의 팀장이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정책실명제 사업관리이력서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또 있다. 당시 이 사업권을 따낸 선진플러스가 터널 외부에 설치한 조형물 4점이 당시 양평미협 소속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점이다. 서울에 본사를 둔 이 회사가 당시 양평미협 작가들에게 조형물 제작을 의뢰한 것은 양평군의 요구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이 도서관장은 “나도 이 사업을 마친 후 조형물의 제작을 맡은 선진플러스가 양평미협 작가들에게 의뢰해 조형물을 제작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추진한 것으로 2013년 4월10일 현장 사업설명회 자리에서 조형물에 대한 설명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14년 5월7일 열린 최종보고회 자리에는 이 조형물을 만든 작가들도 참석했다. 이 도서관장의 “양평미협의 사업참여를 사업 이후에 알았다”는 주장 또한 믿기 어렵다.

작가들의 기획안을 양평군이 베껴 사업을 진행한 정황과, 이 사업에서 양평미협이 관여했다는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본지는 지난 19일 김선교 군수의 책임 있는 해명을 정식으로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 본지는 당시 선진플러스의 사업제안서, 양평군의 과업지시서, 터널 외부 조형물 설치 예산, 조형물 설치 작가 명단,

폐선로 터널 관광자원화사업 정책실명제 사업관리이력서에 표기된 제안서 등을 정보공개청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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