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해양조류의 연구에 주목했다. 최근 해양의 온도가 높아지고 이산화탄소 용존량이 증가하면서 해양조류의 번식이 급격하게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인 석회비늘편모조류의 경우 1965년에 비해 2010년에는 10배가 증가되었다고 보고되었다.

석회비늘편모조류는 진핵생물 중에서 단세포 원생생물로 분류된다. 원생생물은 진핵생물이 진화하는 과정에 있어 초기 단계의 생명들이다. 원시 단세포 진핵생물들은 광합성을 하는 세포나 섬모, 편모를 가진 세포들과 공생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원생생물로 진화하여 갔다.

코콜리드(사진=런던자연사박물관)

약 10억년 전 바다, 강, 호수에는 석회비늘편모조류를 비롯해서 규조류, 아메바, 유글레나, 짚신벌레와 같은 원생생물들로 가득했다. 녹조현상을 일으키는 남조류나 적조현상을 발생시키는 와편모조류도 번성하였다. 심해의 생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해저 바닥으로 작고 하얀 조각이 뿌옇게 떨어지는 것이 보일 때가 있다. 이것은 수명이 다한 석회비늘편모조류의 비늘조각이 떨어지는 광경이다. 비늘조각을 코콜리드(cocolith)라고 하는데 탄산칼슘으로 된 석회질로 되어 있다, 코콜리드가 분리되어 떨어질 때에는 마치 눈이 내리는 것처럼 보여 마린스노우(marin snow)라고도 한다. 1년에 약 0.02mm 정도가 쌓이지만 1억년이 지나면 2km나 된다.

코콜리드 퇴적물은 지금도 해저바닥에 쌓이고 있다. 주로 약 1억년 전 중생대부터 떨어지기 시작하여 하얀 석회질의 퇴적층을 만들기 때문에 백악층이라 불리운다. 백악층이 형성된 지질시대를 중생대 백악기라고 한다. 백악층은 지각변동으로 퇴적층이 융기하면 거대한 석회암으로 된 협곡이나 산을 형성하게 된다. 널리 알려진 백악층은 영국의 도버해협, 미국의 스모키힐, 독일 뤼겐섬, 중국의 진저우시 등이 있다. 백악층에는 코콜리드 뿐 아니라 연체동물인 성게. 암모나이트와 해양파충류인 모사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기도 한다. 당시 육지에는 무시무시한 티라노사우루스가 지배하던 시대였다.

코콜리드는 석회질 속에 이산화탄소를 가두어 해양 산성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로 증가한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지나치게 많이 녹아들어가면서 해양 산성화를 가속시키고 있다. 해양 산성화는 해양조류의 번식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해양생물의 껍질을 녹이거나 얇아지게 할 수도 있다. 해양조류의 지나친 번식은 녹조나 적조현상에서 경험하듯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