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을, 왜 만들어야 하는가> 성종규 서종면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18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라고 하면 흔히 파리의 에펠탑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연간 40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거리가 있다. 뉴욕의 타임 스퀘어(Times Square)이다. 뉴욕의 중심부 맨해튼에 있는 유명한 거리로 세븐스 에비뉴와 브로드웨이가 교차하는 일대를 말한다. 

위키백과사전에는 타임 스퀘어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브로드웨이 극장가의 중심이고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보행자용 거리 중 한 곳이며 세계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지로서 ‘세계의 교차로’, ‘불야성의 거리’, 심지어는 ‘우주의 중심’이라고까지 불린다. 저명한 여행지의 조사에 의하면 세계의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방문한 명소로서 매년 3900만명 이상(2011년)의 관광객이 찾는다.’ 

우리 보도매체 뉴시스에 따르면 뉴욕시는 2008년 맨해튼 브로드웨이 42가에서 34가까지의 도로구간을 기존 2개 차선을 줄여 보행자 전용도로로 전환하는 공사를 완공했다. 보행자 전용도로 곳곳에 시민들이 쉴 수 있는 벤치와 꽃, 나무화분 등을 설치함으로써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해 맨해튼의 새로운 명물로 자리 잡았다(뉴시스 2008. 9).

19세기 말 타임 스퀘어는 마차가 붐비던 곳이었는데 이곳에 연극 및 오페라 극장이 들어서면서 브로드웨이는 공연문화거리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인근 지역에 술집과 음식점이 늘어났고 당연히 교통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간선도로는 차량으로 범벅이 되었던 반면 뒷골목은 성인용품점, 성인영화관, 스트립쇼 공연장 등이 들어서 범죄의 소굴이 되기까지 했다. 

▲ 뉴욕 타임스퀘어

그러자 뉴욕시는 상점 재정비와 함께 과감하게 보행자전용거리를 선포했다. 보행자전용거리는 사람들을 폭발적으로 유인함과 동시에 보행자 전용공간에 다양한 문화공연을 유도했고, 젊고 활발한 통행자들과 문화적 분위기는 뒷골목 유흥가들의 은밀함을 파괴했다. 은밀함을 필요로 했던 유흥상점들이 사라졌다. 타임 스퀘어는 뒷골목까지도 밝고 싱싱한 환희에 차올랐다.

보행자전용거리로서의 타임스퀘어를 즐겨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만 보아도 그 엄청난 열기는 상상이 간다. 세계의 중심으로서의 문화가 살아 있는 거리. 인간의 무한한 자유가 끝없이 발휘되는 공간. 지구의 중심, 우주의 중심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것 같다. 보기만 해도 흥분되고 꿈이 커진다.

▲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34번가까지의 거리 중 반 이상을 보행자공간으로 확대했다.

이미 브로드웨이 극장 등 문화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곳이었긴 했지만 과감히 보행자 전용거리를 시도하지 않았다면 타임스퀘어는 그렇게 대단한 꿈의 공간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여느 거리와 마찬가지로 차량 중심의 도로였다면 사람들이 모여들 공간 자체의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따라서 문화시설 또한 급속도로 더 확장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화와 보행자 전용거리가 어우러져 시너지효과가 폭발적으로 발휘된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결국 최고의 경제적 중심지까지 되었다.

우리는 개발이라는 역사적 시간 속에서 오로지 물질적이고 경제적인 사고에 중심을 빼앗겨 왔다. 차량은 증대하고 무서운 속도로 달려 왔다. 인간은 뒷전이었고 물질이 앞섰다. 무조건 경제적으로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은 물질 만능주의에 깊이 사로잡혔고 인간과 문화는 뒷전이었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달라졌다. 사람이 중심이라는 생각이 다시 되살아나고, 문화가 경제를 선도하는 세상이 되었다. 타임 스퀘어는 그 대표적인 예다.

보행자전용거리는 단지 차량 중심이냐 사람 중심이냐 하는 도로의 기능 문제가 아니다. 물질 중심이냐 정신 중심이냐의 문제고, 경제 우선의 사고방식이냐 문화 우선의 사고방식이냐의 문제다.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이 모이면 문화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이제는 문화가 경제를 선도한다. 우리는 1960년대로부터 오랫동안 외쳐 왔다. “잘살아보세”라고. 그러나 이제 조금 더 나아가 생각해야 한다. “아름다워 보세, 함께 가꾸어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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