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공동체 지역 만들기③

▲ 정도훈 한국역량개발원 원장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은 후손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는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임금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께서 수많은 업적을 남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버지 태종대왕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왕권의 강화를 위해 수많은 공신세력과 왕실외척세력을 모두 약화시켜 세종께서 즉위하시어 마음껏 선정을 베푸실 수 있는 토대를 닦아 놓으신 것이지요. 오늘을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후손들이 보다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마을 공동체를 복원시키려는 노력을 하는 것이 시대의 사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첫걸음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것입니다. 마을 내의 누군가가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것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식하였다면, 이제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상적으로 이러한 사람의 규합 즉, ‘핵심세력의 형성’은 마을의 임원들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관계가 없습니다.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을 모으고 이를 공식화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같이하는 사람을 모으는 것은 오늘날 마을의 현실에 대한 문제점 인식을 같이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문제점에 대한 인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검토사항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갈수록 모르는 사람이 많아져서 마을 주민들이 서로서로 누구인지를 잘 모른다.
둘째, 새로운 주민이 이사를 와도 누구인지 모르겠고 마을에 인사를 하는 일이 없다.
셋째, 마을의 쓰레기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져 마을이 자꾸 더러워진다.
넷째, 마을에서 공식적으로 주민들이 어울리는 대보름 행사나 복놀이, 마을관광, 어버이날 행사 등은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다섯째, 마을에서 주민들이 참여하는 마을 울력이 사라지고 있으며, 하려고 해도 사람들이 참여를 하지 않는다.
여섯째, 마을 주민 간에 다툼이 많아지고 심지어는 소송으로 번지기도 한다.
일곱째, 연말 마을총회에 참석하는 인원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여덟째, 주민들이 자기 이익만을 내세우고 남을 위한 배려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상 여덟 가지 마을의 문제점에 대한 예시에서 많은 사항들이 우리 마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면, 마을의 변화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앞으로 10년 후 우리 마을의 분위기는 어떻게 되어 있을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갈수록 주민들은 이기적으로 되고 사람간의 교류도 없어져서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않으려 하면 마을은 그야말로 주거공간으로서의 의미 이외에는 없는 그러한 공간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게다가 현재 마을에 거주하고 있는 어르신들이 점점 나이 드신 후에는 마을은 심각한 공동화(空洞化)현상에 직면할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현실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현상을 개선해야겠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마을 공동체 복원의 첫걸음입니다. 마을 주민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나 마을 임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 우리 마을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이루어져 위기의식이 확산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큰 출발점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라는 위기의식이기 때문입니다.

마을에서 오랫동안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우리 마을 분위기가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고 하는 한탄이 늘어갈수록 여러분의 마을에서 마을 공동체 복원을 시작해야하는 시점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과거 1970년대에 시작한 새마을운동이 ‘잘 살기’운동이었다면 이제 우리가 시작해야 하는 마을 공동체 복원은 ‘제대로 살기’운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바로 우리 마을에서, 우리 후손들이 우리와 같은 삶을 살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제대로 살기’운동인 마을 공동체의 복원을 진지하게 논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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