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아카데미 강연후기

▲ 김예은 양일고2

양일고등학교의 유네스코 인문학 아카데미 ‘생각의 향연’ 세 번째로 <랩으로 인문학하기>의 저자 박하재홍님의 강연회가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 나는 랩(rap)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랩이란 그저 빠르게 말하는 노래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래서인지 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는 랩이 인문학이랑 연관이 있나 싶은 의문도 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은 후 그러한 나의 생각은 완벽하게 뒤바뀌었다. 책을 통해 랩에서 중요한 것은 빠르게 말하기가 아닌, 그 가사에 담긴 인문 정신, 상대방의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랩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라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됐다.

이러한 랩에 대한 이해는 강연을 통해 더욱 심화됐다. 박하재홍 작가는 강연 때 조금 더 포괄적인,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작가의 음악에 대한 사랑을 강연을 듣는 것만으로도 느낄 수 있어 나 또한 즐거워졌고 내가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옛날에 아프리카인들이 미국에서 노예생활을 하며 노동요를 부르거나 영가를 부른 것이 시대를 거쳐 다양한 형태의 음악으로 변형되어오다가 1970년대에 당시 흑인들이 모여 살았던 게토(ghetto)지역에서 힙합이 태어났다고 한다. 이 게토지역은 총을 사용하여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경찰들과 그에 대항해 생긴 수많은 갱들로 가득해 매우 위험한 곳이었다. 그러나 한 DJ가 동네의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무료로 길거리에서 음악을 하기 시작함으로써 갱들은 주먹으로 싸우는 것이 아닌 춤으로 겨루는 ‘배틀’을 시작했고 이것이 힙합(hip hop)의 시작이었다.

힙합은 상대방을 존중하는 ‘리스펙’(respect)의 정신을 기본으로 한다. 원래 랩은 이 리스펙의 정신을 바탕으로 가사를 써야한다. 랩 또한 한번 말한 가사는 다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랩을 쓸 때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써야한다고 강연에서 들었을 때, 나는 ‘랩’하면 디스(dis·respect의 반대말인 disrespect의 줄임말), 즉 상대방을 폄하하거나 욕하는 것부터 생각했는데 그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랩 또한 책임감 있는 좋은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문학이란 인간을 잘 알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쿠나마타타’는 아프리카말로,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박하재홍 작가는 이러한 하쿠나마타타 정신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듣는 사람을 위한 노래,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공연을 많이 보라고 했는데, 특히 듣는 음악이 변하면 자기 자신이 변화한 것이라는 말은 가슴에 매우 와 닿았다. 그리고 하쿠나마타타 정신은 ‘나’에 대해 알아가고 나의 꿈을 이루는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앞으로 내가 지녀야 할 만한 좋은 마음가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이 세상에 음악이 없는 곳이 없고 음악 안에서는 모두가 동등하다는 말이었다. 그 사례로 가수 윤미래의 ‘음악은 색깔은 몰라’라는 내용의 노래를 들었는데, 가사들을 살펴보니 그녀가 힘들었던 시절을 어떻게 이겨냈는지에 대해 우리에게 전달하는 그녀의 말들은 나의 마음을 움직여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랩은 상대방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는 것을 글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강연을 통해, 실제로 그것을 경험해보며 인문학에 대한 지식을 한층 더 쌓을 수 있었다.

이번 강연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듣고, 이해하고, 그 지식을 얻음으로써 나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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