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에세이> 김창환 양평중 교사

 

생명의 기본단위는 세포다. 세포의 크기는 대부분 매우 작아 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하지만 타조 알처럼 큰 세포도 있다. 가장 작은 세포인 세균과 비교할 때 타조 알은 무려 30만 배나 크다. 생명현상을 나타내지 않는다면 세포는 대부분 가까이 물로 차있는 아주 작은 물방울에 불과하다. 

세포는 핵이 없는 원핵세포와 핵이 있는 진핵세포로 구분되는데 진화상으로는 원핵세포가 먼저 출현했다. 원핵세포는 고세균과 진정세균으로 분류된다. 고세균은 뜨겁거나 화학적으로 유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세균으로 해저의 열수분출공과 유사한 원시지구의 환경에서 탄생했다. 진정세균은 고세균과 구분하기 위해 진짜세균이라는 의미로 흔히 박테리아라고 한다. 따라서 원핵세포는 고세균을 비롯하여 대장균, 유산균, 콜레라균 등 일부 세균에서만 관찰되며 다른 모든 생물들은 진핵세포로 되어있다. 원핵세포인 세균은 둥글거나 막대모양을 하고 있고 내부는 유전물질을 제외하곤 특별히 관찰할 만한 것은 없다. 

그래서 세균은 유전정보를 복제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활을 한다. 초기 원핵세포는 주변의 영양분들을 흡수하며 살다가 바닷물에 풍부한 황이나 철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며 생존하는 화학합성세균과 빛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며 살아가는 남세균으로 분화하였다. 

화학합성세균들은 대기 중의 산소량이 증가하자 물질을 분해하는 능력을 가진 산소를 피해 바다 깊숙한 곳이나 지하에서 살아갔다. 반면 산소로부터 세포를 보호해주는 세포막을 개발한 세균들은 여러 가지 형태의 세균으로 진화하며 번성할 수 있었다. 

▲ 원핵세균(사진=위키피디아)

세균 중에서 산소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 수 있었던 세균은 덩치가 큰 세포에 들어가 공생을 하면서 미토콘드리아가 되었다. 같은 방법으로 공생을 선택한 남세균은 엽록체가 되었다. 이후 엽록체와 미토콘드리아를 받아들인 세포는 핵을 형성하면서 진핵세포로 진화하게 된다. 

공생의 방법은 현생 생물에서도 발견된다. 아메바의 경우 특정 세균이 침범하면 죽게 되지만 수개월이 지나면 적응하여 박테리아를 아메바의 내부로 받아들여 공생관계로 살아간다.

약 38억 년 전에 등장한 원핵세포가 진핵세포로 진화하는 데는 무려 20억년이나 걸렸다. 그만큼 생명합성이 어렵다는 뜻이다. 생명의 탄생이 우연이라고도 하지만 확률적으로만 본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현대 과학자들은 기존의 유전물질을 합성하여 인공생명체를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다. 아직 스스로 복제하며 살아가는 원핵세포를 만들지는 못하고 있지만 생명탄생의 기원이 밝혀질 날도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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