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주민․셀러 등이 주도하는 지역문화장터
프리마켓 고유의 정체성과 독창성 ‘과제’

▲ 지난달 23일 양평쉬자파크에서 열린 ‘트리마켓’은 산림에서 즐기는 숲속장터를 표방하며 지난해 5월부터 둘째․넷째 토요일에 열리고 있다.

자유시장을 뜻하는 프리마켓(Free Market)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서종면 ‘문호리리버마켓’을 시작으로 양평묽맑은시장 활성화를 위한 ‘시장1길 문화장터’, 쉬자파크 ‘트리마켓’ 등 군 주도의 프리마켓이 생겼다. 올해는 주민자치위원회 등 기관․단체가 주최하는 강하면 친환경농작물․예술품 직거래장터 ‘강하88아트팜’과 옥천면 ‘옥천샘터마켓’, 지역 셀러(seller)들이 주도하는 ‘한화리조트 별별마켓’과 ‘드림마켓’ 등 4곳이 추가로 운영 중이다.

주민자치위원회나 면이 주최하는 프리마켓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이 주도해서 만들어 나가는 지역문화 형성이 목적이다. 지난해 10월 옥천면주민자치위원회 주최로 개장한 옥천샘터마켓은 매달 둘째․넷째 토요일 옥천농협 옆에서 열린다. 활동 중인 셀러는 20여명으로 도자기, 천연염색제품, 캔들, 천연화장품 등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전시․판매한다. 지난달 첫 개장한 강하88아트팜은 농업단체․이장협의회․새마을협의회․주민자치위원회․강하88놀공학교 등의 대표자로 구성된 협의회가 주관하는 농산물․예술품 직거래 상설장터다. 강하레포츠공원 일원에서 매달 한번 주민들이 농사지은 친환경농산물과 예술품, 토속음식 먹거리장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조남숙(63) 옥천샘터마켓 셀러장은 “여성회관이나 주민자치센터 강습을 통해 배출된 전문가 수준의 작가들이 많은데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며 “프리마켓은 작품을 선보이고 판매할 수 있는 유효한 지역문화 공간”이라고 말했다. 핸드메이드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30대 전후의 주부 셀러들의 경우는 육아 때문에 경제활동을 하기 힘든 상황에서 외벌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 경감과 자아실현을 위해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셀러 윤상미씨는 “면이 주최하는 마켓은 셀러가 양평지역에 한정돼있고 문턱이 낮은 게 장점”이라며 “다른 마켓에도 나가봤지만 참가비, 재료비 빼고 나면 인건비도 못 버는 경우가 많았는데 오히려 동네에서 여는 마켓이 실속 있다”고 평가했다.

한화리조트 별별마켓과 드림마켓은 셀러들이 주도하는 마켓이다. 한화리조트 별별마켓은 옥천면 신복리 한화리조트 1층 로비에서 토요일(둘째 주 제외)마다 열린다. 리조트 투숙객 유치를 고민하던 한화리조트와 지역 수공예작가들의 요구가 맞아떨어져 올해 체험놀이터를 주제로 한 프리마켓을 만들었다. 13명의 작가들이 참여해 수제샤프펜슬, 양말인형, 석고방향제, 가죽팔찌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과 작품 전시․판매를 동시에 하고 있다. 드림마켓은 13명의 작가와 셀러들이 참여해 지난달 16일과 5월1일 갈산체육공원 중앙무대에서 첫선을 보였다. 양평읍의 요청으로 가족행사가 많은 시기에 꽃차, 도예, 퀼트, 가죽공예 등의 수공예작품과 장류, 왕달팽이 등을 판매했다.

김주연 별별마켓 아트디렉터는 “저가제품이나 공산품과 경쟁해야 하는 수공예작가들의 입장에서는 판로가 제일 고민스러운데 참가비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마켓은 큰 도움이 된다”며 “소비자를 직접 만나 요구를 파악하고 새 작품을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프리마켓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프리마켓인 리버마켓의 경우 각종 매체에 소개되는 등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지난해 논란이 됐던 하천부지에서의 가설건축물 사용 문제를 비롯해 지역주민 참여, 참가비(기부금) 등 운영과 관련한 각종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는 ‘소통과 주민자치’, ‘경제성’ 중 무엇이 우선인가 하는 프리마켓 정체성에 대한 근본적인 견해차를 노출하고 있다.

또 비슷비슷한 프리마켓이 생기면서 소비자들이 식상해하고 있다는 위기의식도 나오고 있다. 프리마켓을 주최하는 입장에서는 각각의 특성을 가진 마켓으로 독창성을 내세우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열릴 뿐 비슷비슷한 수공예품과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으로 느낀다는 지적이다. 두 군데 프리마켓에 참여하고 있다는 한 셀러는 “초창기엔 예술성이 느껴지는 수공예작품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시판되는 듯한 물건도 나오고 가격도 비싸 상업화됐다”며 “지역예술가들이 떠난 자리를 고만고만한 먹거리 부스가 채워나가는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 다음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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