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공동체 지역만들기 기고①-정도훈 한국역량개발원장

▲ 정도훈 한국역량개발원장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나요?”라는 질문에 당신은 무엇이라 대답하시겠습니까? 아마도 “글쎄요.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행복한 인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겠지요. 하지만 답을 하기 전에 우리는 진지하게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행복은 오늘의 과정을 열심히 살아야 얻을 수 있는 그런 것일까요? 행복은 저 멀리에 있는 이상향이기에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하며 ‘오늘 이만큼 했으니 조금은 행복해질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가야하는 걸까요? 사실 행복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습니다. 늘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감정이지요. 행복은 우리가 오늘 하루를 사는 일상동안 수없이 왔다가 다시 또 오는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내 옆에 나의 배우자가 편안한 얼굴로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볼 때에도 행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고, 산책 중에 들리는 새소리에도 느낄 수 있으며, 반가운 이웃이나 직장동료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행복은 인생을 살아가는 목적이 아니라 인생의 매순간마다 느낄 수 있는 과정의 감정이기에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하느냐에 따라 늘 곁에 붙어 다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은 제 옆에 늘 같이 있는 ‘그림자’ 같은 존재라고 정의하고 싶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곳에 있으면 드러나지만 어두운 곳에 가면 몸을 감추는 그림자 말이지요. 우리가 햇살이 비치는 행동을 하면 행복이라는 놈은 늘 나와 함께하지만 햇살이 없는 어두운 행동을 하면 묻혀버리는 그런 존재란 말이지요. 그래서 결국 행복은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늘 가까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생리적인 욕구입니다. 배고플 때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으면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몸이 피곤할 때 푹 자고 나도 그렇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입니다. 가족 간에 서로 우애가 있어 정겹게 지낼 때, 직장 동료와 사이가 좋을 때, 이웃 간의 사이가 좋을 때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곧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남에게 인정받을 때 스스로 느끼는 만족감이 크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세 번째는 실존적인 행복입니다. 내가 하는 일이 무언가 사회에 보탬이 되어 나의 존재가 이 세상에 쓸모 있음을 느낄 때 가지는 행복의 크기입니다. 앞서의 두 가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결국 행복한 인생을 살고 싶다는 것은 매 순간마다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싶다는 것이며, 그러한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생리적 만족의 해결과 관계적 행복의 추구, 실존적 행복을 추구하는 그러한 행동들이 반복되어져야 합니다.
요즈음 텔레비전에는 먹는 방송이 많이 나옵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는 것은 사회가 아직 일차원적인 행복의 추구에 머물러 있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많은 노력으로 생리적 욕구를 충족하는 문제는 해결했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관계적 행복을 실천해야 합니다. 세상이 각박하게 변했다고 한탄하는 어르신들의 걱정도 모두 관계적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족, 이웃, 친구와의 관계 등 그동안 경제적인 목적 중심의 관계를 중요시하느라 챙기지 못했던 관계의 회복에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나와 같이 살고 있는 가족에게, 같은 마을에 살고 있는 이웃에게, 바빠서 연락조차 못 했던 친구에게, 행복한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자 하지 말고 오늘 당장 서로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100세 인생이라 하지만 평생을 행복이라는 신기루를 쫒아 오늘을 희생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을까요? 내 옆에 있는 그림자와 같은 행복이라는 존재를 햇살아래 또렷이 느낄 수 있도록 실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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