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모임 탐방, ‘양평규방공예연구회’

▲ 양평규방공예연구회 회원들이 바느질을 하며 오는 10월에 있을 첫 작품전시회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재작년 양평읍에 토리규방공예가 생기면서 양평에도 규방공예를 접합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지만 퀼트나 십자수 등 다른 바느질에 비하면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다. 따져보면 규방공예는 오랜 세월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잡아온 전통문화다. 유교문화로 사회적 활동이 제한되었던 양반 규수들이 규방에서 침구나 의복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를 활용해 보자기, 복주머니, 바늘꽂이 등을 만들며 생성된 것이 규방공예다. 지난 18일 규방공예의 매력에 빠져 전통을 이어가는 ‘양평규방공예연구회’ 모임을 찾았다.

바느질 모임답게 회의 중에도 손에서 바느질거리를 놓지 않은 채 조근조근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이날 모임 주제는 오는 10월13~15일 양평문화원에서 여는 ‘양평규방공예연구회 작품전’이다. 회원 개인이 축적해놓은 작품을 주민들에게 선보이고 나누고 싶은 생각에 준비하는 첫 전시회다. 홍보엽서와 도록 제작 여부, 개인별 출품작품 확인, 판매용 작품 제작계획, 현수막 게시, 찬조작품 여부 등 다양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바느질하는 사람들은 정서도 비슷한지 큰소리를 내는 사람도, 주장을 앞세우는 사람도 없다. 바느질을 통해 마음을 예술적으로 녹여냈던 옛 여인들을 닮아가는 것일까? 안준영(33)씨는 “바느질을 통해 내공을 쌓아 그런지 허투루 말을 하는 법이 없고 부정적인 마음 없이 속이 꽉 찬 분들”이라고 회원들을 소개했다.

 

양평규방공예연구회 회원들의 마음이 하나로 모아진 것은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함께하는 덕도 크다. 지난해 11월 경기문화재단의 생활문화동호회 문화나눔 활동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양서면 아동복지시설 ‘신망원’에서 달마다 바느질 봉사를 하고 있다. 회원들은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배우는 게 더 많다고 입을 모았다. 봉사나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선입관이 자연스럽게 깨졌고, 아이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걸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이 좋다고 한다.

박미진(45)씨는 “바느질을 배우는 초등학생 딸을 따라다니다 보니 규방공예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됐다”며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특별한 계기가 없었는데 회원들과 봉사를 다니며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치유하는 바느질의 매력을 다시 느끼게 됐다”고 한다.

규방공예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마음에 공모전을 준비하는 회원도 있다. 김혜성(44)씨는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규방공예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며 “그간 30~40점 정도의 작품을 했는데, 올해는 규방공예 공모전 참여를 고민 중”이라고 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모임을 만들어 함께 바느질을 하는 이유는 뭘까? 안윤정(49) 회장은 “시작점이 다 다른 회원들이라 개인적인 성과나 역량으로 끝나는 게 아쉬웠는데, 연구회 활동을 통해 규방공예가 양평지역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며 10월에 열리는 첫 작품전시회에 관심과 참여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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