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에세이> 김창환 양평중 교사

 

2014년 진주시 대곡면 비닐하우스 농장에 운석이 떨어져 아마추어 운석 수집가들의 탐사 열풍을 일게 했다. 같은 해, 남극 장보고기지에서도 진주운석과 유사한 성분의 운석이 발견되었다. 대전에 소재하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운석신고센터를 두고 운석을 검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된 운석은 일제강점기에 발견되어 국제운석목록에 등재된 4개와 진주운석 4개를 포함하면 8개에 불과하다. 

진주운석은 태양계 초기에 행성이 되지 못했던 작은 소행성끼리의 충돌로 떨어져 나온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운석의 나이는 태양계가 형성되던 약 46억년과 유사하기 때문에 초기 태양계의 형성과 생명의 기원을 밝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단백질, 탄수화물 등 생명을 구성하는 분자들은 우주에도 풍부하다.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 생명이 외계에서 유입되었다고 전제하고 우주에서 날아오는 행운의 운석을 기다린다. 

1969년 호주의 시골마을 머치슨에 떨어진 운석에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아미노산이 발견되면서 과학자들을 흥분시켰다. 이후 1984년 NASA의 연구진에 의해 남극에서 수집된 화성운석에서 살아있는 세포에 풍부한 탄소화합물이 발견되었다. 전자현미경으로 살펴본 결과 미생물보다도 작은 박테리아 모양의 결정도 관찰되었다. 하지만 운석이 지구에 도착한 후 오염될 수 있고 박테리아 결정이 너무 작아 유전물질을 함유할 수 없다는 의문을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었다. 

2013년 사하라 사막에서 발견된 검은색의 화성운석은 물이 있어야만 형성되는 퇴적암으로 확인되었고 과학논문지 사이언스(Science)에서는 화성에도 생명합성에 필요한 물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금까지 운석 중 74개 정도가 화성운석의 일부로 지구 중력권에 잡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 화성운석(사이언스)

아미노산과 같은 유기물은 혜성, 운석, 소행성, 우주먼지에도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미생물은 운석 속에서 휴면상태로 지구로 낙하할 경우 마찰열이나 충돌에너지를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국제운석행성학회가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에는 약 4만9천개의 운석이 등록되어 있고 생명현상이 만든 유기물질들을 함유하고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현재까지 70종 이상의 아미노산이 운석에서 발견되었고 비타민 B류가 확인되기도 한다. 

이처럼 운석은 지구 생명의 기원을 풀어줄 씨앗을 품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념반지가 아닌 운석 목걸이를 선물하고 가까운 천문대에서 유성우를 관찰하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