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수영 국립교통재활병원 치과교수

왜 음식을 씹을 때 아플까요? 치아에 금이 가는 것은 치아 균열(crack)이라고 하는데 치아가 깨지는 치아 파절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딱딱한 것을 씹다 보면 어는 순간 시큰거리거나 찌릿한 느낌을 가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그런 경우 치아에 금이 가지 않았나 의심을 해 보아야 합니다.

금이 간 경우 느껴지는 특이한 증상은 씹을 때 날카롭게 느껴지는 통증입니다. 초기 균열 증상은 특히 음식을 씹을 때 아래위 치아가 맞물리면서 균열부분이 벌어지면서 신경을 자극하게 되어 음식을 먹을 때만 통증이 나타납니다.

충치가 없고 치주가 건강한 치아에 이런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진단하고 확진을 내립니다. 치아에 금이 간 것이 육안으로도 관찰이 쉽지 않고 방사선 사진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진단 시 환자의 증상을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합니다.

왜 치아에 균열․파절이 생길까요? 주로 40대 이후 남성에서 이러한 치아균열증후군이 눈에 띠게 많이 나타납니다. 체내 수분이 감소되면서 피부가 탄력을 잃고 주름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면서 법랑질(치아표면)과 치아내부의 신경과 혈관을 싸고 있는 상아질의 수분함량이 감소해 마치 마른 나무처럼 쉽게 부서지거나 깨질 수 있습니다.

평소 지속적으로 딱딱하고 질긴 음식으로 인해 금이 간 치아에 순간적으로 강한 저작력이 가해질 때 마른 장작처럼 금이 간 치아가 파절되는 것입니다. 특히 치주염이 없고 평소 치아가 튼튼한 것을 과신하여 얼음, 사탕을 치아로 깨물어 먹거나 마른 오징어, 쥐포를 즐겨먹을 경우, 견과류 껍질을 치아로 깨는 등 치아에 과도한 교합력을 주어 단단한 것을 씹을 때 주로 치아의 균열과 파절이 생깁니다. 또한 이갈이가 있거나 악물기 습관이 있으면 평소에 씹는 힘보다 2~3배 이상으로 힘이 가해지게 되어 치아 손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치아균열이 치아의 머리(치관) 부위에만 한정되는 경우는 크라운 치료가 가능하지만 금이 안쪽 내부 신경과 혈관이 있는 치수까지 진행되면 신경치료를 해서 씌워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치아 뿌리에 금이 가면 눈으로 발견이 어렵고 방사선 사진으로도 뚜렷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때문에 금이 간 줄 모르는 상태에서 지속적인 교합력에 의해 금이 점점 아래쪽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치아균열이 뿌리까지 깊이 진행되면 치료가 불가능해 발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치아균열∙파절을 예방하려면 나이가 들수록 딱딱한 음식물을 많이 섭취하고 있지 않은지 평소 자신의 식습관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오돌뼈 같은 뼈째 먹는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은 좋지 않으며 딱딱한 견과류나 건어물 섭취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치아균열이 생기면 음식물을 씹을 때 아프고 찬 것에 민감성이 높아지고 시리는 등 일상생활에 적잖은 불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단 균열이 생긴 치아는 자연 접합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크라운 치료만으로도 금이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여 더 이상의 치아 손상과 발치 등을 막을 수 있습니다. 씹을 때마다 아픈 증상이 있으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 치과를 방문하여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