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놀이㉘

▲ 눈 굴 만들어 놀기.

겨울을 대표하는 놀이는 뭐니 뭐니 해도 눈 놀이가 으뜸입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서 각 계절마다 개성 있는 환경을 접하고 다양한 놀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눈이 내린 날엔 루페나 돋보기로 아름다운 눈 결정을 확대 관찰해 보면 좋겠습니다. 미술활동을 좋아한다면 종이에 따라 그려본다든지 색종이로 오려보는 것도 아주 좋겠지요? 올해 양평은 웬일로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아 아이들이 아쉬워하네요. 그래도 혹시 눈이 많이 쌓였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눈 놀이들을 폭넓게 전해드립니다.

눈이 쌓이면 아이들은 제일 먼저 눈사람을 만듭니다. 한주먹 눈을 모아 굴리면 점점 커지는 눈덩이. 얼마나 신나고 신기한가요! 어른들이 도와주거나 아이들 여럿이 힘을 합쳐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도 좋고, 작은 눈사람 인형들을 쪼르르 만들어 가족과 친구들을 구성해도 좋습니다. 동물, 곤충, 자동차, 비행기 같은 다양한 것을 만들어 보도록 아이들에게 살짝 언급해주면 아이들 사고는 좀 더 확장되고 다양한 스토리가 전개된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 컵이나 두부 캡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모아뒀다가 활용해도 좋습니다. 용기에 눈을 꾹꾹 눌러 담은 후 뒤집어 빼면 그 모양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다양한 용기가 있으면 더 신나겠지요? 직사각형 모양의 용기가 있으면 많은 벽돌들처럼 꾸밀 수도 있습니다. 눈싸움할 때 방어벽을 쌓는데 활용할 수도 있고, 이글루나 성, 기지를 만들어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직사각형 용기가 없다면 한 뼘 높이로 눈을 단단하고 넓게 다져놓은 후 벽돌모양으로 잘라서 써도 됩니다.

▲ 눈싸움을 위해 만든 눈 기지 앞에 세워놓은 마스코트.

눈싸움을 할 때도 좀 더 사고를 확장해보세요. 아이들은 물음표를 던져주면 무척 다양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펼쳐 보입니다. 눈싸움을 좀 더 재미있게 멋지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물어만 주었는데 아이들은 많은 아이디어들을 쏟아내더군요. 눈으로 각각 기지와 성을 만들어 깃발을 꽂기도 하고, 부족을 세워 이름도 정하고 각 부족의 특징을 살려 꾸미기도 합니다. 눈과 근처의 자연물들로 말이지요. 그렇게 즐겁고 멋진 예술 활동을 펼치고 마지막에 서로의 성을 함락시키는 눈싸움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아이들이 직접 짜고 놀았습니다. 아이들 성향과 마인드에 따라 아주 다양한 놀이가 펼쳐집니다. 친구들과 상의하며 스스로 주도적으로 놀았기에 뿌듯함과 성취감이 더해져 그 추억이 더욱 깊어지더군요.

▲ 비닐포대로 눈썰매 타기

눈이 제법 많이 왔다면 눈 굴을 꼭 만들어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눈을 치우느라 한쪽에 모아 둔 눈이 있으면 더 좋고, 눈삽으로 옆의 눈을 끌어 모아 아이 키만큼 둥글게 쌓은 후 톡톡 다져놓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드나들 수 있도록 한쪽부터 꽃삽으로 굴을 파냅니다. 안쪽을 더 파내고 공간을 넓히면 들어가서 놀 수도 있지요. 완성하고 놀다가 다른 쪽 구멍도 뚫어 눈 굴 통과하는 놀이도 아주 좋아합니다. 그늘에 만들어 놓으면 조금 더 오랜 기간 놀 수 있답니다.

겨울에 빠뜨릴 수 없는 눈썰매 타기도 있지요. 저희 식구들은 눈썰매장에 가는 것보다 뒷산에서 비닐포대

 

로 타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저 어렸을 땐 비료포대에 탈곡한 볏단을 넣었는데, 요즘엔 펠릿포대에 헌옷이나 헌방석을 넣고 타곤 합니다. 집 주변에 작은 언덕이나 산길이 있으면 한번 시도해보세요. 타고 내려오다가 부딪히거나 빠지는 곳이 없는지, 차가 오는 곳은 아닌지, 굴러도 다치지 않는 곳인지 안전점검 하고 탄다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아주 멋진 추억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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