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휴관 사유 밝히지도 않고 17일 동안 문 닫아
뒤늦게 “온수고장 때문”… 정작 수리시작도 안 해
“방학 맞은 관람객 외면한 공무원의 직무태만” 지적
군내 타 박물관 위탁기간 5년… 몽양은 올해까지만

 

양평군이 올해 초 몽양여운형생가·기념관을 장기 휴관한 사유는 시설 내 ‘온수기 고장’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온수기가 고장이라고 하면서도 휴관 기간이 끝난 20일 현재까지 정작 수리는 시작도 하지 않고 있다. 군은 지난달 31일 몽양기념관 측에 휴관 지시 공문을 보내면서 구체적인 이유는 명시하지 않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군에 따르면 몽양기념관은 지난 1∼17일 휴관한 뒤 18일 군과 민간위탁계약 협약서를 체결한 뒤 19일 다시 문을 열었다. 군이 몽양기념관을 휴관한 당초 사유는 동절기 시설점검이었다.

하지만 군이 휴관을 결정한 당시 몽양기념관의 어떤 시설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밝힌 바가 없다. 또 시설점검을 이유로 17일 동안이나 휴관한 조치도 매우 이례적이다. 그러다 군은 “수도시설의 온수펌프가 고장 나 휴관한 것”이라고 뒤늦게 해명했다.

게다가 휴관 기간 동안 수도시설 수리는 완료되지도 않았고, 20일 현재까지 수리는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군이 왜 휴관 조치를 했고, 그동안 고장이 난 수도는 왜 지금까지 방치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특히 휴관 기간은 개관 기념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다른 때도 아닌 방학을 맞은 학생과 일반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잦을 시기다. 결국 군이 내세운 ‘시설점검’은 휴관 사유가 아니었음이 드러났다. 휴관을 하더라도 원인이 있어야 하고, 문을 다시 열었으면 문제점을 해결했어야 하는데 이번 경우는 이도저도 아닌 셈이다.

▲ 지난 1∼17일 장기 휴관에 들어간 몽양기념관의 출입문이 닫혀져 있다.

군의 뮤지엄 허브 양평 인터넷 홈페이지(www.museumhub.go.kr) 몽양여운형기념관 자유게시판에는 현재 군의 휴관 조치를 문의하는 누리꾼들이 글이 올라있다. 아이디 ‘방문객’은 “이유도 없는 휴관 안내, 이건 말이 안 되는 거 같은데요. 기념관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라고 따졌다. 아이디 ‘최명숙’은 “기념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어 관람객들이 헛걸음하는 일 없었으면 좋겠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무슨 시설점검을 17일씩이나 하는지 모르겠으나 양평이 낳은 큰 인물이신 몽양 선생을 기념하는 곳으로서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렇게 오랫동안 문 닫는 일이 다시는 없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한 양평읍 주민은 “고치지도 않고 있는 수도 고장을 이유로 특별전시 기간 중에 보름 넘게 휴관한 처사는 담당공무원의 직무태만”이라고 지적했다.

몽양기념관을 위탁운영하는 몽양 여운형선생 기념사업회는 1차 2011년 11월1일∼2013년 12월31일, 2차 2014년 1월1일∼2015년 12월31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민간위탁계약이다. 2차 계약은 운영기간이 2년이고, 이번 3차 계약은 1년이 채 안 된다. 2차 계약 당시 양평곤충박물관과 황순원문학촌소나기마을이 모두 5년의 계약을 한 것과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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