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동균(새정치민주연합 여주양평가평 위원장)

“교과서문제 이념전쟁으로… 우리사회 퇴행
대통령 말한 창의성에 스스로 반하는 정책
젊은이·원로·공무원 서명 보고 희망 목격”

 

▲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정동균 새정치민주연합 여주양평가평 위원장이 양평역 앞에서 국정교과서 반대팻말을 들고 서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여주양평가평 지역위원회는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지난달 13일부터 국민 홍보전을 펼쳤다. 위원장과 당직자들, 새정치연합 소속 군의원 등은 한 달 가까이 양평과 여주를 오가며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을 받고, 국정화 행정고시 중단, 친일미화 교과서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었다. 
지난 2일 오후 양평역 앞에서 막바지 서명운동에 나선 정동균 위원장을 만났다. 당초 정부가 5일 고시하기로 한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이틀 앞당겨 3일 전격 발표하는 바람에 정 위원장을 만난 날은 결과적으로 국정교과서 고시를 하루 앞둔 인터뷰가 됐다.

- 왜 거리로 나왔나.

“국민이 등 따숩고 배부르게 하는 것이 최고의 정치 아닌가.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중반을 넘기면서 대통령으로서 챙겨야 할 정치 안정화와 경제 살리기에는 외면한 채 뜬금없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들고 나왔다. 현행 검·인정 교과서 8종이 설사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교육부에 지시해 수정하는 등 검·인정 제도를 개선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단 하나의 교과서를 국가가 만들겠다는 것은 모든 국민들에게 정해진 역사적 사실만 입력을 하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이럴진대 어떻게 거리로 나오지 않을 수 있겠는가.”

- 팻말을 들고 여주와 양평을 오가면서 무엇을 느꼈나.

“저처럼 학창시절 역사를 국정교과서로 배운 세대는 전체주의적 사고와 획일화가 몸에 배어 있다. 지금 세대에게 그런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인가. 객관적 사실, 특히 역사적 사실들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고, 그런 여러 의견과 시각들을 다름으로 인정해 조정하면서 미래를 설계하는 것 아닌가. 정부가 국정교과서로 국민의 뇌를 세뇌시키겠다는 의도라면 절대 그렇게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여주와 양평을 오가면서 학생과 청소년 스스로 피켓을 들고, 머리가 희끗한 원로와 공무원까지 국정화 반대서명에 동참하는 것을 보고 우리사회의 희망을 보았다.” 

- 국정화 고시 확정 이후의 계획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모든 이와 함께 계속해서 거리로 나갈 것이다. 정부가 국정교과서의 표본으로 삼으려는 교학사 교과서는 일제 식민지 지배로 근대화했다고 미화하고, 친일파의 행적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누락한 교과서다. 결국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이야기하면서 실제로는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여기고 이념·세대간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이에 반대하는 야당을 종북으로 몰고, 또 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고 공격하지만,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는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 양평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여전히 낮은데.

“국민을 생각하는 열정, 국민 앞에 여야가 어디 있는가. 정부와 여당이 야기하고 주도한 국정교과서 문제가 이념전쟁으로 가고 있다. 이러는 사이 농민들은 다 죽게 생겼고, 자영업자들은 거의 벼랑 끝 목숨과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하겠다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라는 권유를 뿌리치고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낙선을 했지만 사람들은 민주당 후보가 얻은 표에 많이 놀랐다. 군민의 지지가 아쉬워도 살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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