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오거스트 하우스 기획초대전 ‘Family’-Animal 도조전(陶彫展)

박인수, 순수 감성… 동화(童話) 속 동물에 동화(同和) 
주후식, 반려동물 존재가치 왜곡하는 인간욕심에 초점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휴가철이다. 이미 휴가를 다녀온 사람이나 사정상 그렇지 못한 이들이나 이래저래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되는 계절이다. 

갤러리 오거스트 하우스(강상면 교평리)가 오는 30일까지 동물을 주제로 한 ‘Family’(가족)전(展)을 열고 있다. 반려동물인 개와, 동화 속에 등장하는 여러 동물을 소재로 한 도자조형전이다. 도자기로 만든 동물에 기다림의 감성을 담는 박인수 작가와, 개를 통해서 인간과 사회, 생명의 존재가치를 이야기하는 주후식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 닥스훈트, terra-cotta, 카올린, 16×48×24㎝, 2013(주후식)
▲ 초원이(chowoni), porcelin·백매트유·스테인안료, 슬립캐스팅·재벌 후 연마, 1250℃ 소성, 120×130×270㎜, 2015(박인수)

이번 전시는 특히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www.animals.or.kr)를 후원하며, 수익금의 일부는 유기견 보호소의 운영비로 기부된다. 김소영 오거스트 하우스 부관장은 “이번 전시가 가족과 함께 가족(반려동물)을 만나는 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인수는 동심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동화 속 동물을 창작의 동기가 되는 중심 제재로 삼는다. 그가 직접 경험했거나 느꼈던 상상, 꿈, 낭만, 추억, 그리운 감정 등을 작품에 반영한다. 그의 작품을 감상하면 동화 속 동물에 어느덧 동화(同和)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까닭이다. 

 

▲ 은지, terra-cotta, 혼합토, 43×35×83㎝, 2011·리트리버, terra-cotta, 산청토, 35×80×48㎝, 2011(주후식)
▲ 초원이(chowoni), porcelin·백매트유·스테인안료, 슬립캐스팅·재벌 후 연마, 1250℃ 소성, 120×130×270㎜, 2015(박인수)

박인수의 작품은 시각적인 효과는 물론 장식적 기능에 쓰임새까지 고려해 만들어진다. 흙물을 석고 틀에 부어서 빼내는 슬립캐스팅 기법으로 색소지(色素地)와 염화 채색 안료를 이용해 색을 입히고, 재벌 후 연마하는 과정을 거친다. 작품마다 부드러운 질감에 자연스러운 미감이 더해지는 이유다.

누군가를 무척이나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마음, 만나고 싶어도 쉽게 만날 수 없는 상황, 같이 있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어야 하는 환경들…. 박인수는 “이런 것들이 마음속에 그리움을 자라나게 했고, 이런 그리움과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작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마 말로써 다 표현하지 못한 마음속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 망치, terra-cotta, 조형토, 24×40×42㎝, 2015(주후식)
▲ 미니핀, terra-cotta, 산청토, 20×23×44㎝, 2015(주후식)

주후식의 작품들을 보자. 실물 크기의 사실적으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견공들이 마치 살아있는 듯 생생하다. 처음 작품을 마주하면 귀엽고 깜찍하다는 인상을 받는다. 그러나 이런 외견상의 인상이 그가 추구하는 작품세계의 전부가 아니다. ‘미용’이라는 미명하에 저마다의 취향대로 털을 제멋대로 깎아놓은 개. 그는 개의 눈을 통해 사실은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을 드러내고 풍자하고 있다. 

개가 귀엽고 예쁘다는 것은 인간의 일방적인 인상일 수 있고, 바꿔 말하면 개의 입장을 소외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개를 가족구성원의 일부로 여기면서도 과열된 욕심으로 동물의 본질적 가치를 왜곡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개와 변절함으로써 유기라는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킨다. 

 

▲ 사막여우(Fennec Fox), porcelin·백매트유·스테인안료, 슬립캐스팅·재벌 후 연마, 1250℃ 소성, 140×120×160㎜, 2015(박인수)
▲ 마리(Mary), porcelin·백매트유·스테인안료, 슬립캐스팅·재벌 후 연마, 1250℃ 소성, 150×40×120㎜, 2014(박인수)

주후식은 인간의 욕심이 동물의 있는 그대로의 존재가치를 점점 왜곡시키고 있다는데 주목한다. 그는 “현대인의 관점으로 동물들이 처하게 되는 상황을 제구현해 인간성의 회복과 가치 기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마련하는 계기를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후식·박인수 작가가 걸어온 길)

 

▲ 주후식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 귀엽고 깜찍하지만 사실은 개의 눈을 통해 인간의 이기심과 삶의 행태를 폭로하고 풍자한다.

주후식은 동국대 미술학과와 같은 대학원 조소전공을 졸업했다. Companion Animal(2014·공평갤러리, 서울), Dog&Story(2014·201갤러리, 울산), My story with you(2014·치우금속공예관, 서울), Family&Love(2013·공평아트센터, 서울), 위견전(2012·아틀리에 터닝, 서울), Mu·tant(2011·LVS 갤러리, 서울), ORB&ORBITAL(2009·노암갤러리, 서울), terra-cotta(2004·갤러리 라메르, 서울) 등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오거스트하우스 기획초대전 ‘Family’(2015·오거스트하우스, 양평), 토요일 남산(2015·금산갤러리, 서울), NEWYORK!NEWYORK!NEWYORK!(2014·space WOMb Gallery, 뉴욕), ‘행복의 나라 양평-미술관이 살아있다’(2014·양평군립미술관), Hommage a WhankiⅠ-김환기를 기리다(2013·환기미술관, 서울), 한국조각협회 정기전(2012·서울시립미술관) 등 6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2011년 경기 세계도자비엔날레 국제공모에 입선했다. 현재 건국대와 중산고(고양시 일산)에 출강하고 있다.

 

▲ 박인수는 동화 같은 이야기에 감수성을 담아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작품으로 표출한다.

박인수는 상명대 디자인대학과 같은 대학원 세라믹디자인을 전공했다. ‘夢みるぺソギソ’(꿈을 꾸는 펭귄·2014·Mono Gallery·도쿄, 일본), ‘별을 바라보며…’(2013·통인갤러리, 서울), ‘マリ-のぉ話’(마리의 이야기·2012·Mono Gallery·도쿄, 일본), ‘希望を星に’(희망을 별에게·2010·Mono Gallery·도쿄, 일본), ‘A Time for Stars’(2009·통인갤러리, 서울) 등 5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여주특별전 ‘오색일화:감각을 채색하다’(2015·여주세계생활도자관), Animal wonderland(2014·마츠자카야백화점·나고야, 일본), Ceramic Designer展(2014·Gallery 보고재, 서울), 여자의 행복, 그릇愛(애) 담다(2013·롯데백화점 일산점 롯데갤러리) 등 다수의 단체전에 출품했다. 공예트렌드페어 기획공모전 당선(2014·2012·2010), 제8회 MINO국제도예공모전 디자인부문 당선(2008·일본), 제2회 크라운·해태제과 토우인형 공모대전 장려(2008) 및 특선(2007)을 수상했다. 현재 진주교대와 상명대에 출강하고 있으며, 수디자인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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