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학부모 8000여명 참가

 

▲ 어린이날 행사장을 찾은 어린 형제가 ‘매직버블’코너에서 비눗방을 만들기에 몰두해 있다.

제93회 ‘양평어린이큰잔치’가 지난 4~5일 물맑은양평체육관, 양평군민회관, 보건소광장 일원에서 양평군민포럼과 양평군교원총연합 주관으로 열렸다. 어린이와 군민 8000여 명이 참여해 어린이날 행사를 즐겼다. 

지난 5일 오전 9시 옛 우리예식장 앞에서 출발한 길놀이 행렬이 행사장에 들어서며 본격적인 축제가 시작됐다. 이번 행사는 배움마당, 놀이마당, 공연마당, 체험마당, 먹거리마당으로 구성됐다. 배움마당은 체육관 앞에 마련됐다. 페이스페인팅, 과학체험, 나무곤충만들기, 호박머리끈만들기 등 19개 프로그램을 양평군교원총연합회, 도서관사서협회, (사)생활공예연합회 등에서 운영했다. 제일 긴 줄이 늘어선 곳은 로데오, 에어바운스, 개릭터탈, 키드라이더, 매직버블이 진행된 놀이마당이었다. 양평축협에서 운영한 ‘로데오’는 40~50분 기다려야 겨우 차례가 왔지만 어린이들은 줄 서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말에 올라 탄 강영애(양평초1) 어린이는 말이 돌아가기 시작하자 손잡이를 꼭 잡고 있느라 얼굴을 들지도 못 한다. 엄마, 아빠는 그런 모습이 귀여워 연신 사진을 찍어댄다. 
 
체험마당은 양평소방서, 경찰서, 보건소, 드림스타트센터 등 14개 기관·단체가 진행했다. 양평군가정지원센터에서 운영한 달고나 만들기는 30여 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소방서에서 진행한 심폐소생술교육, 물소화기체험 등에도 참여 어린이들이 많았다. 소창균(양평동초2) 어린이는 “인형이 너무 딱딱하다”고 심폐소생술 실습소감을 밝혔다. 다양한 체험이 진행되는 내내 실내체육관 앞 공연마당에서는 오카리나, 우쿨렐레, 락앤락, 댄스스포츠 등 다양한 공연이 오후 2시까지 이어져 방문객들의 흥을 돋웠다.
 
<기자수첩>
탱크 위의 어린이… 뭘 가르치는가?
 
‘양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전원생활’, ‘깨끗한 자연환경’, ‘친환경농산물’ 등 긍정적인 이미지다. 하지만 양평으로 생활 터전을 옮긴 이주민들은 ‘군사도시’라는 또 다른 양평의 얼굴을 불쑥불쑥 마주하게 된다. 동네 곳곳에 자리 잡은 군부대, 도로에서 마주치는 전차·자주포 행렬, 이른 아침의 포격소리, 그리고 축제장에서 만나는 ‘군장비체험전시.’ 
 
어떤 이는 ‘안보교육’, ‘특색 있는 문화콘텐츠’라 말하고, 또 다른 이는 ‘군사문화’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기도 한다. 어린이날 기념축제인 ‘양평어린이큰잔치’에 올해도 어김없이 ‘군장비체험전시’가 이뤄졌다. 대테러 진압과 요인 경호임무를 담당하는 ‘20사단 헌병대특수임무대원’과 사진 찍기 행사도 열렸다. 
 
거대한 무기에 호기심이 일기도 하지만 위협적인 외형 때문인지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많았다. 오히려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을 전차나 자주포 위로 올려주고 기념사진을 찍는가 하면 아예 같이 올라가 ‘다다다다’ 기관총을 쏘며 기분을 내기도 했다. 완전무장한 특수임무대원과의 사진 찍기도 부모들의 의욕이 한발 앞서 보였다. 
 
방정환 선생은 지난 1923년 <어린이날선언문> 중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에서 ‘어린이들이 모여 즐겁게 놀만한 놀이터나 기관 같은 것을 지어주시오’라고 당부했다. 2015년, 그 놀이터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며 취재현장 한가운데서 새삼 심란했다. 최소한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는 아닐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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