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진상행렬로 주목받은 용문산나물축제

 

▲ 215명이 참여한 산나물진상행렬이 재연돼 차별화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진상품을 실은 수레가 군졸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성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양평군

양평의 대표적 지역축제인 양평용문산산나물축제가 지난 1~3일 용문산관광단지·용문역 일원에서 열렸다. 지난 2013년에 이어 2년 만에 개최되는 올해 축제는 ‘관’주도에서 벗어나고자 민관이 함께 꾸린 축제추진위원회가 행사를 주도했다. 지난 1일 개막행사가 한창인 용문산관광단지 축제현장을 찾았다.

산나물진상행렬 재현해 축제스토리 살려
산나물공부관, 판매장터, 체험행사 등 다양.
 
‘대한민국에서 제일 건강한 축제’를 슬로건으로 열린 제6회 양평용문산나물축제. 지난 1일 오전 11시 용문산관광지 주차장에서는 215명으로 구성된 산나물진상제 재연행렬이 축제의 막을 열었다. 선두에 선 사물놀이패 뒤로 ‘전통시장 재생 지역경제 활성화’, ‘양평헬스투어 대박기원’, ‘공동체지역만들기 활성화’ 등의 염원을 적은 만장을 들고 붉은 옷과 푸른 옷의 군관들이 행렬을 이끌었다. 
 
말 탄 군수 뒤로는 산나물 진상품을 실은 수레와 등짐꾼, 궁녀들이 행렬 뒤를 따르고 장수와 삼지창을 든 군졸들이 주변을 경호했다. 위엄 실린 진상행렬에 관광객들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기 바쁘다. 군졸 복장을 한 군인들의 앳된 모습이 손자 같았는지 “어린 애가 수염을 붙였다”하며 구경하는 어르신이 웃음을 터트렸다. 
 
▲ 산나물진상행렬의 끝에 양평군수가 임금에게 용문산산나물을 진상하며 절을 올리자 임금이 양평군수를 칭찬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진상행렬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뒤따르다 잠시 행렬이 멈춘 틈을 타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진상행렬은 용문산관광지 입구, 양평친환경농업박물관, 용문산 일주문에 이르는 850m 길을 지나 중앙무대에 도착했다. 군수가 임금께 예를 갖춰 산나물을 올리자 임금은 크게 기뻐하며 군수를 치하했다. 중앙무대를 둘러선 관광객들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상황극을 지켜봤다.
 
이번 축제에는 중앙무대 입구에 옛 주막거리를 재현해 주막과 초가를 짓고, 산나물전시관을 비롯한 산나물공부관을 설치·운영했다. 전시관 입구에는 산나물의 약리효과, 재배기술, 양평군 주요 산나물에 대한 설명과 사진을 전시했다. 산나물전시관에는 수리취·우산나물·당귀· 곰취·방풍나물·곤드레·어수리 등 양평의 주요 산나물, 산야초를 종류별로 심었다. 서울에서 온 박현수(60)씨는 스마트폰으로 식재된 산나물을 하나하나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는 “남양주에 있는 밭 100평 정도에 산나물을 재배하며 귀촌준비를 하고 있다”며 “정보도 얻고 산나물 재배 계획도 세울 겸 축제를 찾았다”고 열심이었다. 
 
▲ 싸리나무 울타리를 치고 평상을 들여놓은 주막엔 막걸리와 산나물부침개를 시켜놓고 한껏 기분을 내는 손님들이 많았다.
옛 주막거리 옆에 자리한 초가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구경에 나섰다. 마당에 들어선 어른들이 아기자기하게 가꿔놓은 화단을 구경하는 반면 아이들은 디딜방아와 절구가 놓여있는 초가 앞으로 직행이다. 예닐곱 먹은 오누이 둘이서 아버지 입장단에 맞춰 사이좋게 절구질을 해댄다. 한 해에 서너 번은 용문산으로 가족나들이를 오는 윤소영(37)씨는 “가족들이 산나물을 즐기는데 축제에서는 평소에 못 보는 특이한 나물도 많아 산나물축제장을 3년째 찾고 있다”며 “예전엔 축제가 좀 어수선했는데 점점 자리가 잡혀 가는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중앙무대에서 경기소리, 매직공연 등의 문화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관광지입구에 자리한 판매장터는 산나물을 사려는 관광객들로 북새통이다. 올해는 12개 읍·면, 양평산양삼협회, 산나물연구회, 용문산산채작목반 등에서 30여 개의 판매부스를 운영했다. 양평에서 나는 산나물, 장아찌, 산나물초절임 등을 판매하는 부스마다 주부들이 가득하다. 
 
▲ 고사리, 곰취, 산마늘 등 양평의 대표 산나물이 식재된 전시관에서 신기한 듯 산나물을 살펴보는 어린 오누이
장돌뱅이 복장을 한 진행요원이 산나물장터를 돌아다니며 호객 행위를 해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다. 옥천면에서 운영하는 부스엔 결연을 맺은 서울시 성수1동 주민자치회 회원 40여 명이 단체로 방문을 했다. 성수1동 주민자치회 임정수(56) 간사는 “지난해에 사간 엄나무순이 맛있어 이웃들에게 홍보를 많이 했다”며 산나물을 네댓 가지 구입했다. 함께 온 회원들도 저마다 산나물을 한보따리씩 구입하느라 분주했다. 
 
오전에 시작된 축제는 어느새 정오를 지났다. 용문산관광지 입구엔 차를 밑에 세워놓고 걸어오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져 축제의 인기를 짐작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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