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우 양평정신건강의학과 원장

 

▲ 안정우 양평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겉으로 강해 보이는 분들이 있습니다. 큰 목소리, 위협적인 어휘의 사용, 큰 손짓, 주위 사람들을 압박하는 고압적인 태도. 이런 모습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위협을 주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사람의 행동에 반대를 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때 어려움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사람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조직폭력배들 만의 행동도 아니죠. 남자는 물론 여자에게도, 요즘에는 아이들, 청소년들에게도 이런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이분 들은 정말 강한 분일까요. 여기까지만 들어보셔도 이런 사람들이 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심리학, 성격학을 떠나서라도 보통 본능적으로 알고 계실 겁니다. 이런 분들의 내면의 자아가 얼마나 무너지기 쉬운 모래성 같은 상태인지를요. 본인도 너무 괴로울 겁니다. 순간적으로 감정적으로 흥분할 때마다 자기가 원하는 대로 주변의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들 의식하지 않을 수 없고 스스로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자기들끼리 수군댄다는 느낌, 그리고 혼자 고립되어간다는 외로움. 고립되고 외로운 마음은 감정의 공격적인 면을 증가시킵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감정적인 표현을 하지만 이런 표현을 하면 할수록 자기 스스로는 더 상처를 받게 됩니다. 사실 외부적인 문제도 해결되기 보다는 악화될 가능성만 높아지게 되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는 말을 할 때 1분만 더 생각하고 하는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생각을 말로 표현할 때 거름망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거름망이 없이 내 생각에서 튀어나온 말과 행동은 자신에게 그대로 비수가 되어서 돌아옵니다. 심호흡을 하십시오. 스트레칭도 좀 해보시구요. 스스로 좋아하는 뭔가를 생각하고, 내가 행복했을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방법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어디서든 도움을 구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뭔가 실수했다고 느낄 때는 미안하다,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사과하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닙니다. 대인관계에는 승부라는 것이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는 끊임없이 이어지는 협상, 밀고 당김의 연속일 뿐입니다. 그 안에 승부라는 것은 없는 것이지요. 법적 분쟁이 아닌 이상 타인에게 사과하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닐 뿐더러 사람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큰 용기입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자신감, 자존감, 자존심 어떻게 표현해도 좋습니다. 항상 환자들께 말씀드리지만 이것이 충분한 사람만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스스로 정말 강해지고 싶은 분들은 잘못한 일에 사과하십시오. 용서를 구하세요. 그리고 차분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십시오. 그 외의 감정적 행동은 자신을 비참하고 약한 존재로 만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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